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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금융기업들 '해외수익비중, 3% 못 미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10곳 중 7곳의 지난해 해외수익 비중이 전체 수익대비 3%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해외진출 국내 금융사 72곳을 대상으로 '금융사 해외진출 애로요인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작년 전체수익 대비 해외시장에서 거둔 수익 비중에 대해 '1% 미만'이라는 응답이 38.7%, '1~3% 미만'이라는 답변이 30.7%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이어 '3~5% 미만'(16.7%), '7~10% 미만'(5.6.%), '5~7% 미만'(5.5%) 순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금융사들이 수익구조 다변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지영업의 어려움과 까다로운 현지감독 규정 등으로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규제 완화와 M&A자금 지원, 주요 진출국에 대한 정보 제공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진출을 하게 된 이유로 응답기업들은 '수익구조 다변화'(51.4%)를 첫 손에 꼽았고, 이어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29.2%), '국내 금융시장 포화'(8.3%), '경영진 의지'(5.6%), '국내시장 규제강화'(4.1%)를 차례로 꼽았다.

해외진출시 겪었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진출국 관련정보 부족'(35.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국가별 투자한도 제한 등 해외진출 관련 규제'(25.2%), '경영진 인식 부족(20.0%), '전문인력 확보'(18.9%)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시장 진출 후 현지에서 겪은 어려움으로는 '현지 정책의 불확실성'(40.9%), '현지 금융규제'(34.9%), '현지 전문인력 확보'(15.8%), '현지문화 이해부족'(8.4%) 등을 지적했다.

국내 금융사들은 주로 '현지 금융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해외진출 방식으로 '현지 금융사와 전략적 제휴'(39.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지점·현지법인 등 직접 설립'(27.2%), '현지 금융사 인수·합병'(17.5%), '현지 금융사에 대한 지분투자'(11.3%), '현지 금융사와 합작사 설립'(4.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향후 가장 유망한 해외진출 지역을 묻는 질문에는 '동남아시아'(50.3%), '중국'(35.8%), '북미'(6%), '중남미'(4.3%), '아프리카'(2.0%) 등을 차례로 들었다.

대한상의는 "현재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지역이 대부분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 편중돼 있다"며 "진출 지역을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진출형태도 인수·합병, 지분 투자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사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중장기적인 목표 수립'(51.0%)을 꼽았고, 이어 '글로벌 전문인력 육성'(26.5%),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14.4%), '현지문화에 대한 개방적인 사고'(6.1%) 등을 차례로 답했다.

글로벌 금융사 육성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규제 완화 및 선진화'(37.4%), '금융시장 인프라 확충'(22.5%), '국내 대형 투자은행 육성'(16.6%), '글로벌 인재 확보 및 양성'(13.9%), '금융사간 M&A 활성화'(9.3%)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금융사의 국제화 수준을 보여주는 TNI(Trans-Nationality index) 지수가 글로벌 금융사들은 60%를 웃돌지만, 국내 금융사의 평균 지수는 3.8%에 불과한 실정이다"며 "새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금융 한류'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정부는 금융분야 경제외교 강화, 대형 투자은행 육성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금융사들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인재육성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