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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편의점 본사, 사람이 죽었는데 비열한 변명만 늘어놔"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죽음이 있어야 참회하고 반성할 것인가…CU는 편의점주와 국민 앞에 사죄하라"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 성명 中)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이하 전편협)와 지난 22일 출범한 전국중소상공인·자영업자살리기비상대책협의회(이하 전국 '을' 살리기비대협), 경제민주화국민본부가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CU 편의점 본사(BGF리테일) 앞에서 편의점주의 죽음 추모 및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16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상가에서 CU 편의점을 운영하던 한 편의점주가 CU본사 측 직원과 폐점과 관련된 큰 실랑이를 벌이다 그 자리에서 수면유도제를 40알을 삼켰다. 수원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지난해 7월부터 편의점을 운영해 온 그는 이달말까지만 편의점을 운영하겠다고 본사에 요청했지만, 위약금 등 계약 조건으로 본사와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CU 측은 그의 사망원인이 자살이 아니라 지병이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CU가 유족에게 3770만원 전액 반환, 위약금 1400만원 면제, 위로금 월 300만원씩 1년치인 3600만원 지급, 장례비 전액 지급을 제공하는 대가로 '언론에 노출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최종적 사인에 지병이 영향을 일부 끼쳤다 하더라도 이 안타까운 죽음의 주된 성격은 자살이나 자살기도라는 것이 명백한 상황이다"며 "CU 측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함에도 비열한 변명만 늘어놓으며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전편협 관계자는 "고인은 매달 적자에 시달려야 했고, 폐점을 빨리하려 했지만 엄청난 위약금 때문에 큰 갈등이 있었다"며 "몸이 너무 아파서 잠시 문을 닫으려 해도 CU 본사 측에서 절대로 문을 닫으면 안된다고 강요해 더욱 더 힘든 삶을 살았다"고 했다.

전국 '을' 살리기비대협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는 6월 임시국회가 열리자마자 즉시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모든 편의점·가맹점·대리점들에 대한 본사 측의 횡포와 불공정해위를 즉시 중단시킬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