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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용보증기금을 부실 대기업 살리기에 쓰려는가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신용보증기금은 담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설립된 금융공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에는 설립 취지에 전혀 맞지 않게 대기업을 위한 보증지원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정상적인 회사채 시장에서는 차환발행조차 되지 않는 취약업종인 건설, 조선, 해운 대기업에 대한 1조9000억원 규모의 보증지원 계획으로 신용보증기금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된 상황이다.
 
현재 신용보증기금은 이사장의 임기가 지난 7월17일로 끝났고 감사 및 전무의 임기도 각각 4, 5월에 종료됐지만 임원추천위원회의 재개 여부도 불확실하다. 이와 같은 경영공백 상황에서 중소기업 보증지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사실상 권한도 없고 책임도 지지 못할 경영진에게 맡기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관치금융의 폐해가 아닐 수 없다.
 
부실 대기업의 리스크 수준에 상응하는 적정한 출연금이 수반되지 않는 현행과 같은 단기처방은 회사채 문제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님이 분명하다. 이런 땜질식 처방을 남발하다가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2~3년 후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기라도 하면, 모든 책임의 화살이 아무 죄없는 신용보증기금에게 향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금융위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존재하는 신용보증기금이 부실의 오명을 덮어쓰지 않도록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금융위는 조급해하지 말고 회사채 보증을 위한 자금에 대해 확실한 출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