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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세는 '소통'...소통에 능한 리더는 누구?

"소통은 자기라는 존재를 내려놓고 모든 것과 눈높이를 맞추는 작업이다. 가빠진 호흡을 낮추는 숨고르기다. 자존심을 자신감으로 바꾸는 일이다. 그러한 과정에 타인과 막혔던 담이 뚫리고 소통의 물줄기가 유유히 흐르게 된다." - 보이스 컨설턴트 김창옥 '소통형 인간' 中

세간에서 다양하게 해석되는 소통의 의미에 여운이 남는 것에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적 ‘소통’ 행보도 상당히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소통’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지만 진정으로 소통하는 리더는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적 소통 행보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을 직접 발표하면서 즉석에서 언론의 질문을 받는 탈권위적 소통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 10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발표를 한 뒤 이날 두 번째로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 연단에 올라섰다. 문 대통령은 "간단한 발표입니다만 헌법기관장인 헌재소장에 대한 인사여서 예우상 제가 직접 이렇게 기자실에서 브리핑하게 됐다"고 말했다.

애초 기자들의 질문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받는 것으로 사전에 공지됐으나 문 대통령이 발표를 마치고 갑자기 "혹시 질문 있습니까"라고 묻자 현장은 술렁였고 한 기자가 손을 들고 "헌재소장의 임기가 잔여임기냐 아니면 5년 임기냐"고 첫 질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대답을 했고, 이후에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인사배경, 지역 안배 인사 등 모두 3가지 질문에 대해 질문을 받고 의견을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언론 발표 이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의 일문일답이 없다는 지시를 받았는데 문 대통령이 실제 질의·응답을 진행해 당황했다"고 귀띔했다는 후문이다.

재계 총수의 소통 행보, LG 구본무 회장 = 소통은 정치인만의 덕목이 아니다. 작년 6월 재계, ‘재벌총수’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이틀 연속 대학교수와 대학생들을 만나 소통행보를 보여준 바 있다. 연암해외연구교수 증서수여식에 참여하며 이틀간 170명의 대학교수와 대학생을 만나 격려와 지원 의지를 보여줬다.

특히 'LG글로벌챌린저'에 선발된 국내외 탐방에 나설 35개팀의 140명 대학생을 격려했는데 말 뿐인 격려가 아닌 ‘우수 탐방 대학생’에게는 LG 입사 자격을 부여하기도 했다. 1995년 시작된 'LG글로벌챌린저'는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으로서 22년간 2천760명을 배출했다.

구 회장은 "대학이 곧 국가경쟁력의 뿌리라는 믿음으로 28년간 해외 연구를 후원했다"며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양성하고, 후학들과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연구성과를 아낌없이 나누길 기대한다"는 짧막한 언급을 남기기도 했다.

해외의 '소통의 리더쉽' 사례 = 2012년 3월 제일모직 갤럭시(GALAXY)는 ‘핵 안보정상회의’에서 각 국 의전담당 연락관(DLO)과 미디어 담당연락관(MLO)으로 활동하는 대학생 245명(조사기간: 2012. 2.6~2.10)을 대상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조사에 따르면 G8 정상 중 글로벌 금융 위기 극복 과정을 통해 가장 훌륭한 리더십을 보인 정상으로 43.3%의 지지를 받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1위로 지목됐다. 이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위(29.8%), 3위에는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11%) 순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유럽의 재정 위기 속에서도 이해 관계국간 합의를 잘 이끌어 내는 능력을 발휘, 독일을 EU의 핵심 국가로 재확인 시키고 있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솔직함과 감성에 호소하는 탁월한 연설로 경기 부양 안을 반대하는 의회를 끝까지 설득하며 보인 능력이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러 가지 요인이 고려됐겠지만 다만 분명한 것은 각 지도자들이 수행한 타 유럽국가간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 반대하는 의회를 설득해내는 것 등에 ‘소통’이 이뤄졌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