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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맥주 사업 손댄 토종 위스키 업체 골든블루

골든블루가 25일 가진 칼스버그의 신제품 국내 출시와 관련해 알리는 행사에서 생각이든건, 제품에 대한 소개가 아니었고 왜 갑자기 맥주 사업에 손을 댔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골든블루는 부산 향토 기업이다. 제품 골든블루가 잘 알려져 있는데, 제품명과 회사명이 같다. 이것이 이 회사의 특이점이다. 이 제품은 현재, 임페리얼을 국내에 독점 판매하고 있는 드링크인터내셔널의 김일주 회장이 지난 2009년 개발·출시한 것이다. 위스키 전문가로 알려진 김 회장이 골든블루 공동 대표이사로 있을 때에 이뤄진 일이다. 40도 이상의 독한 위스키가 아닌, 36.5도 저도주 위스키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국내 최초의 저도주 위스키였다.

개인적으로 첫 골든블루와의 인연은 무연산(No age statement) 위스키에 대한 논란에서 였다. 무연산 위스키가 연산 위스키로 오인되는 부분에 대한 것이었다. 오인되는 부분만이 문제가 아니라, 무연산 위스키가 연산 위스키와 비슷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시 됐었다. 무연산의 골든블루 제품(다이아몬드)이 17년산 위스키와 동일한 가격대로 팔리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 나온 바 있었다. 이 부분과 관련, 김 회장은 "와인은 빈티지(vintage)로, 위스키는 에이징(aging)으로 마신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다.

수입 맥주 시장은 지난 2016년, 65% 성장을 보인 이후 성장률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 수입 맥주 리포트에 의하면, 지난 4월, 21%를 나타냈다.

이미 골든블루는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1위에 자리해 있다. 이 제품은 지난 2016년, 윈저-임페리얼-스카치블루의 3강 구도를 18년 만에 깼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쳤다는 점에서 의미를 뒀다. 당시, 국내 위스키 시장은 지난 2010년 대비 31%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고 7년 연속 역성장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상황에 있었다. 골든블루가 위스키 시장에서 저도주 열풍을 불러일으킨건 사실이었다.

골든블루의 맥주 시장 진출은 사업다각화를 위함이었겠지만, 이렇게 되면 전문 기업 이미지가 퇴색되게 된다. 이 회사는 이미 위스키 업체로 잘 알려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사 제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수입 맥주를 들여오는 형태라, 더 긍정적이지 못하다. 골든블루는 작년 3월, 칼스버그와 계약을 맺었고 같은 해 5월부터 수입·유통을 시작했다. 골든블루가 이처럼 사업을 펴게 되면, 정통 위스키 업체란 말에 힘이 빠지게 되고 이미지 하락은 불가피하다.

골든블루의 이 같은 행보는 분명 사업다각화 측면으로 봐야하는 것일텐데, 골든블루는 매출면에서 얻을 것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이미지 퇴색으로 인한 역작용도 생각해야만 한다.

칼스버그가 국내에서 잘 되면 다행이겠지만, 치열한 수입 맥주 시장에서 골든블루가 목표한대로 3년내에 5대 브랜드에 들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고전하는 모습을 만약 보인다면, 시장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들을 것이 뻔하다. 한 회사의 진취적 사업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는 것이겠으나, 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가 맥주 사업과 관련한 행사를 연 이날, 내내 들었던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