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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볼보 'S90', 잊을 수 없는 매력

차든, 무엇이든 먼저는 왜 그것을 사려고 하는지 자문해 보고나서 구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남들이 다 사니까 사는건 좋지 않다고 본다.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될 때, 그것이 소중하게 다가오고 의미가 있어진다. 물론, 사고 싶으나 상황이 안돼 사지를 못하는 상황만은 없어야 할 것이다. 누가 가난을 바라겠는가.

차의 의미는 걷지 않아도 원하는 장소에 우리를 데려다주기 때문에 좋고 필요한 것이다. 만약 차가 없다면 대중 교통을 이용하거나 해야 할 것이다. 가끔은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 싫을 때가 있다. 더욱이 요즘은 세계를 동요하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국내에서는 대중 교통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독립된 공간을 원하고 있어, 자차가 더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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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사진=박성민 기자>

볼보 'S90'의 전체적 외관 디자인은 깔끔하게 만들어내고자 한 것 같으나, 후면을 보게 되면, 단조로움을 없애기 위해 조금 자극적으로 디자인 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기자의 눈에는 좋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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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사진=박성민 기자>

실내는 컨셉트카를 보는 듯도 하다. 스티어링 휠 같은 경우, 특히 그러했다. ​중앙 정보창은 ▲Glass ▲Minimalistic ▲Performance ▲Chrome Rings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기자는 'Minimalistic'이 취향에 맞았다. ​

나무 장식은 편안함을 줬다. 다른 제조사의 나무 장식과는 달리 실제 그 시간, 숲에서 나무를 만져보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이 나무가 차 안에 쓰기 위해 베어낸 것이 아닌, 수명을 다해 쓰러진 나무에서 가져온 것이기를 바랬다. 컵 홀더와 핸드폰을 두는 곳의 여닫음 부분도 나무 장식으로 돼 있다. 고급스러우며 편안함을 준다. ​박음질 부분은, 실을 만져보니 움직였다. 가짜가 아니었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아웃 사이드 미러는 옆으로 길게 만들어 놓은 디자인이었다. ​실내등은 은은하게 켜지는 형식이었고 고급감이 있다. ▲끄기 ▲낮음 ▲높음에서 선택할 수 있기도 하다.

▲오른손 팔꿈치를 두기에는 불편함을 주는 디자인 구성이다.<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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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팔꿈치를 두기에는 불편함을 주는 디자인 구성이다.<사진=박성민 기자> ​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S90'의 실내는 디자인을 더 신경을 쓴 나머지 실용성을 뒷전으로 한 부분들이 보였다. ​스티어링 휠 하단 부분을 한손으로 잡고 운전할 때 오른손 팔꿈치가 편안할 수 있도록 콘솔 박스 부분을 잘 디자인 했어야 했지만, 심리적 불안감을 줄 뿐만 아니라 운전 시에도 불안감 혹은 불편함이 있었다. 왼손 발꿈치를 두는 부분은 편안했다.



▲'주행 모드 변경 장치'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오른쪽 팔꿈치를 뒷쪽으로 좀 빼야 해, 불편했다.<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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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모드 변경 장치'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오른쪽 팔꿈치를 뒷쪽으로 좀 빼야 해, 불편했다. 해당 장치의 위치가 좋지 않다.<사진=박성민 기자> ​ ​

또, 주행 모드 변경 장치를 예쁘게 디자인하고자 한 것은 알겠으나, 모드 변경을 하려고 할 때 불편함이 있었다. 해당 장치를 좀 더 윗쪽으로 위치시켰어야 조작 시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겠다. 주행 모드 변경도 자주하는 기능인데, 이 부분에서 단점이 지적된다면 간단한 일은 아니다. ​설계를 한번 잘못하면 그 차를 이용하는 사람은 느낀 그 불편함을 해당 차를 바꾸지 않는 이상 계속해 겪어야만 한다. 그처럼 설계된 것을 타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가죽의 느낌은 전반적으로 미끄러운 느낌이 있었다. ​스티어링휠도 그러했고 시트가 주는 감성도 그랬다. ​재질은 좋은데, 미끄러웠다. ​​스티어링 휠의 경우는 이 같이 미끄럽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손의 땀이 핸들에 뭍는 현상은 없을거 같긴했다. 그래도 가속을 하며 빠른 주행을 할 때가 있는데 그립감이 좋지 못하면 불안감을 주게 되며 운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게 만든다. "운전자가 가장 많이 접촉하게 되는 부분이 핸들인데, 그립감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들었다.

시트는 안마가 된다. 자랑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타 제조사의 안마 시트와는 달랐다. 묵직하게 눌러줬고 시원했다. 특히, 허리 부분을 눌러줄 때는 제대로 안마를 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트 조절을 통해 측면 보호대를 조절할 수 있는데, 빠르게 주행하고자 할 때는 사이드 서포트를 조절하고 난 뒤 주행을 하면 좋을 것이다. 헤드레스트는 조절이 되지 않는 일체형이다. 불편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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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 <사진=박성민 기자>

시승 차는 가솔린 연료로 운행되는 차량이었으며 최대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254hp, 35.7kg.m였다. 전륜구동 차량이며 8단 자동 변속기가 맞물려 있다. 3가지 주행 모드(▲Eco ▲Comfort ▲Dynamic)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기자의 경우는 'Eco' 모드가 가장 잘 맞는다. 'Dynamic'은 차가 꿈틀꿈틀거려 편안함을 해쳐서 어느 차를 타도 잘 선택하지 않는 편이다. ​고속 주행에서도 역동성을 잘 발현했다. 치고 나가는 능력에서는 '탁월함'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수는 있었지만 차체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원에 차체 무게가 2080kg 나와 있는데, 차체 강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은 됐으나, 핸들링이 가볍지는 않아 여성 운전자들은 아무래도 버거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브레이크와 가속 패달을 조작해 보면, 차체가 무거운 편이라는 것이 전해져왔다. 그러나, 브레이킹을 할 때 차를 얌전하고 불안감 없이, 무거움이 들지 않게 잘 세웠고 가속 시에도 차가 무거워 잘 달리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수동 변속도 들어가 있는데, 기어 노브가 조작에서 뻣뻣한 느낌이 드는 형태이고 굳이 수동 변속을 쓰게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됐다.

성능과 관련, 최고 속도는 시속 230km/h이다. 에너지 소비효율을 보면, 복합연비는 11.1km/ℓ(4등급)로 표시 돼 있다. 시승 기간, 대부분을 반자율주행을 진행해 정속 주행이 주를 이뤘는데, 가장 높게 나온 수치는 11.6km/ℓ였다. 테스트를 위한 과속 상황에서는 7.8km/ℓ를 보였다. 차분한 주행을 이어간다면, 거의 10km/ℓ대의 수치를 보이게 될 것으로 판단되는 차였다. 실제, 10.7km/ℓ 혹은 10.9km/ℓ의 수치를 봤다. ​Continental의 255/40 R 19 사이즈를 가진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다(ContiSport Contact 5).

차체 강성이 뛰어날 것이라는 것이 'S90'을 겪어보면 전해진다. 차량 문을 닫을 때도 손끝에서 강인한 문짝 느낌이 전해져온다. 볼보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 테스트 평가에서 차량들이 늘 좋은 성적을 받는다.



▲'Pilot Assist'가 작동된 상태.<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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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 Assist'가 작동된 상태.<사진=박성민 기자> ​ ​ ​

첨단운전자보조 시스템과 관련, 볼보 'Pilot Assist(파일럿 어시스트)'는 매우 신뢰감이 높은 장치가 아닐 수 없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해당 기능을 잘 만든다. 좋다"란 평판이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많이 나오고 기자 또한 잘 한다고는 보지만 볼보 '파일럿 어시스트'를 경험해 보면, "정말 잘 만들었다"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일반 크기보다 큰 크기로 계기판 왼편에 나타나는 녹색의 스티어링 휠 이미지만 봐도 기분이 좋다. 스티어링 휠 미소지 상황이 약 10초 정도 발생하면, 핸들과 손이 나타난 이미지가 주황색으로 변하며 "조향하십시오"라고 안내한다. 미소지가 지속되면, 바로 해당 이미지가 붉은색으로 변하며 경고음이 동반된다. 이후에도 지속 시, 5초도 되지 않아 '취소됨. 조향하세요'란 문구가 뜬다. 정한 속도 설정이 해제된 것이기 때문에 가속 패달을 밟지 않으면 속도가 점차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후, 경보음이 반복해 나다가 하당 음은 바로 중지가 된다. 그렇지만 '차선유지보조' 장치까지 해제가 된 건 아니라 차선 유지는 지속된다. 이는 운전자가 혹 졸음 운전을 하게 될 시, 차선을 유지시켜 주며 속도를 차츰 줄이는 의도가 반영된 세팅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번은 ​​'Pilot Assist'를 작동하기 위해 버튼을 눌렀는데,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미착용 했기 때문에 이용 불가하다"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을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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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사진=박성민 기자>

운전석 도어 부근에는 '차일드 락' 버튼이 마련 돼 있다. 창문이 닫힐 때 손이 걸리면 어떻게 될까? 중지되거나 하강했다. ​안전을 위해 '주행 시 자동 도어 잠금'을 체크하면 좋을 것이다. 해당 부분을 체크하면, 차량 주행 시에 문과 테일게이트가 자동으로 잠기게 된다. ​카메라를 통해 드론이 보여주는 영상을 보듯 차량 상황을 볼 수 있는데, 화질이 무척 좋아 놀랐다. 야간에도 잘 보였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불빛이 바닥에 비춰진 것 까지 잘 보일 정도였다. ​HUD(헤드업디스플레이) 조정은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쉽게 설정 변경이 가능하다.

오디오(Bowers&Wilkins)의 경우, '음향 경험'이라는 것이 있다. ▲스튜디오 ▲개별 무대 ▲콘서트 홀 중 선택할 수 있는데, 현장감에서 놀라움을 줬다. 가까운 소리가 들려오는 '개별 무대'가 가장 좋았다. 강도와 현장감을 조절할 수 있는데 'Max'로 하고 들었다. ​통신과 관련, 'Android'와 'Apple CarPlay'가 제공된다.

설정의 온도 조절에는 '유해가스 감지 장치'가 있는데, 외부 공기가 나쁜 경우에 차내 순환을 작동해 주는 기능이다. 이 부분을 체크하면 늘 작동된다. ​후방 햇빛 가리개는 센터 디스플레이로 조작 가능하며 2열 창에는 수동식의 햇빛 가리개가 마련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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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사진=박성민 기자>

도어 여닫음의 경우, 문을 열 때는 손가락을 넣으면 열리고 닫을 때는 네모 표시 부분에 손가락을 대면 닫히는 형식이다. 키의 경우, 재질 좋은 가죽으로 돼 있으며 무엇보다 가볍다. 무거운 기자의 기아자동차 키와 비교가 됐다.

언어는 한국어를 비롯, 아랍어, 러시아어, 네델란드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많았다.

시승 차의 모델명은 'T5'였으며 그리고 '인스크립션'이었다. ​출시가는 5930-6590만원이다. ​생각보다 높지 않은 가격이다. ​경쟁 수입 차가 BMW '5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인데, '5시리즈'의 가격대는 6260-9990만원으로 형성 돼 있고, 'E클래스' 경우, 출시가가 6440-1억400만원이나 된다. 두 차량 모두 끝 가격이 1억원을 넘고 또 근접한다. 비싸다. ​이를 두고 봤을 때 'S90'는 가격대가 무척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격만이 문제가 아니라, 볼보의 매력을 느끼게 되면 이 브랜드를 많은 고민 없이 선택하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여기도, 저기도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를 사니까 자신도 산다면, 그런 사람을 신뢰하긴 어렵다. 기자 또한 지금까지 나름대로 많은 시승기를 써 왔는데, 차를 경험을 하면 할수록 생각이 점점 달라지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 차 시장에서 줄곧 1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기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차가 좋진 않다. 이번 'S90' 시승을 통해 볼보에 큰 매력을 느낀게 사실이었다.

볼보의 정보를 보면, 국가 부분에 '스웨덴'으로 표시 돼 있다. 차량 내외관에서 해당 국가 국기를 볼 수 있다. 지난 1927년, 스웨덴의 한 레스토랑에서 이 브랜드와 관련한 구상이 시작됐으며 볼보가 탄생됐다. 볼보는 한국에서 작년, 1만570대를 팔며 전년비 24% 증가한 실적을 냈다. 수입 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4.32%였다. 올 해는 1만2000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볼보 차량 시승을 처음해본건 아니었지만, '볼보'라는 자동차 브랜드에 대해 'S90'를 몇일간 경험해보며 많은 애착을 갖게 됐다. 자동차 브랜드와 관련해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제조사들이 있지만, 볼보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들어, 수입 차 브랜드만을 봤을 때 많은 제조사들이 겉멋을 많이 추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볼보는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보는 그런 것에 관심이 별로 없다. 철학이 확고하고 탑승자들에게 볼보만의 매력을 주고 있다. 정말 사람을 진심으로 아끼고 잡생각 없이 사람에 집중해 차를 예쁘고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차 한대 안에 자신들의 깊은 철학을 반영했다는 생각이 든다. 차가 갖춰야 할 중요한 부분(첨단운전자보조 시스템이나 주행감, 디자인 등)들에서 이것을 느꼈다. "차는 이렇게 만들어야 하겠구나. 이 차가 내 차였으면 좋겠다"란 소감이 마음 안에서 나왔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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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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