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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상품성 좋은 르노삼성 'XM3'..주행감은 60% 만족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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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3'는 기자가 르노삼성자동차 시승을 해본 차량 중, 여러 면에서 진일보했으며 알찬 차였다. 특히, '안전'과 관련한 부분이 그러했다. 그러나 이게 다일까? 가격 구성만 좋으면 다일까?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서울웨이브 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르노삼성의 'Xperience Week'란 행사에서 'XM3'를 시승해볼 수 있었다. 운전석에 탑승해 스티어링 휠을 돌려보는 순간, 무척 뻑뻑해 "이거 왜 이러지?"란 말이 절로 나왔다. 정차 상황에서 돌려 본 핸들 조향 느낌도 버거운 느낌이 들었다. 행사장을 빠져 나갔고 도착 장소로 정해진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소재 양평 더힐하우스로 향했다.

시승 초반의 주행 느낌에서는 "이래서 '토션빔'이 욕을 먹는 것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XM3'의 전륜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이 장착됐고 후륜에는 '토션 빔'이 들어갔다. 과속 방지턱을 넘어갈 때에도 출렁거림이 심했다. 사진을 찍기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다. 찍다가 흔들리는 사진도 적지 않게 나왔다. 좋지 않은 승차감이 이어지니, 멀미 증상이 조금 나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이 차가 아무리 소형 SUV의 가격을 가졌다는 말을 듣고 있고 장비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주행감이 이렇다면 차의 기본을 잃은 게 아닌가? 탑승 느낌이 이러하면 다른 게 다 좋다고 한들 무슨 소용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이미 르노삼성은 '토션빔' 서스펜션으로 한 차례 논란을 겪었던 바 있는데, 지난 2016년에 중형 세단 'SM6'와 관련해서 였다. "'토션빔'이 저가형 차에 주로 들어가는데 그걸 중형 차에 장착했다는 거냐"라는 비판이 나오며 르노삼성은 한동안 곤혹을 겪었다. '토션빔'은 과속방지턱 같은 것을 차가 넘어갈 때, 뒷축이 흔들흔들거리는 점이 주된 단점이라고 많이들 지적한다. 뒷차축이 하나로 연결 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날 기자도 승차감이 편안하지 않다고 느낀건 이런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토션빔'과 관련, "'토션빔'이 꼭 나쁜 것이 아니다"라는 전문가의 주장이 있기도 하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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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주행 초반에 대한 얘기이고 이날 시승의 후반에 접어 들며 "뭐 괜찮다"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주행 보드는 3가지(▲My Sense ▲Sport ▲Eco)가 있는데, 'My Sense'는 ▲파워트레인 ▲스티어링 ▲계기판 ▲라이팅 설정에 대해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 '스티어링'과 관련해 ▲Comfort ▲Regular ▲Sport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행사 장소로 돌아가는 길에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테스트를 해 보니, 매끄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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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시승한 차량의 트림은 'TCe 260'이었는데, 가속감도 그정도면 시원스러웠다. 속도감에서 답답함을 주진 않았다. 브레이킹 감도는 차분하게 정차로 향해 가는 세팅이었다. 안정적 주행을 유도했다. 급가속을 해보면, 레드존이 6500RPM부터 시작하는데 6000까지 끌어올렸고 고속 주행에 크게 어려움이나 답답증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됐다. 그러나, 'XM3'는 핸들링에서 둔탁한 느낌을 주는 면이 있고 운전대 감촉도 싸구려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감안해야 할 부분 중 하나이겠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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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에 대해 연비가 좋다는 평가가 많은데, 기자가 시승을 할 때는 늘 그렇듯, '안전' 부분과 관련해 많은 시간 봤다. 그러다보면, 정속 주행을 하게 된다. 이날도 역시 반자율주행이 주를 이뤘는데, 가장 높게 나온 수치는 19.6km/L였다. 터널에서 제로백 테스트를 하고 난 이후에는 17.9km/L가 나타났고 행사장에 돌아갈 때 급가속을 해봤던 올림픽대로에서는 15.1km/L가 보였다. 행사장에 도착해서 확인한 수치는 14.8km/L였다. 갈수록 떨어지긴 했지만, 가솔린 차량임에도 이 정도가 나온다는 건 많은 관심을 받을만한 부분이다. 시승 차에는 금호의 215/55R18 사이즈 타이어가 장착 돼 있었다(SOLUS TA31).

'XM3'의 장점은 안전/편의면에서 그 정도면 그리 불만 없는 만족감을 줄 차량이라는 점이다. 이전 르노삼성 차량은 불가능했던 반자율주행이 된다는 점이 크나큰 장점이 되고 있다. '차선유지 보조' 기능도 제공되고 있는데, 차선에 근전하게 되면 핸들에 진동이 일어나고 차선 안쪽으로 차를 살짝 튕겨낸다. 그러나, 그 강도나 정밀함 면에서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차간 거리 조절은 4단계로 이뤄져 있었고 타제조사 차량들과 동일하게 전방 가까이에 차가 있으면 클러스터에서도 차량 이미지를 띄우며 현재 상황을 시각화 한다.

차량이 양쪽 차선에 가깝게 다가가면 '차선유지보조' 관련 이미지가 흰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며 노랑색으로도 나타나기도 했다. 같은 상황 발생 시, 차선 이미지의 경우는 흰색에서 노랑색으로 변했다. 차선에 반복적으로 근접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계기판 중앙에 '핸들을 잡으십시오'라는 메시지와 함께 "띡띡" 하는 가벼운 경고음이 동반되는데, 주의력을 크게 환기시키지는 못했다. 경고음도 매우 짧은 시간 동안만 들리고 말았다. 더 높은 세그먼트에 들어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에 비해 부족한 면은 있으나, "있다는 게 어디냐"란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르노삼성의 스티어링 휠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간거리조절' 버튼이 보이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感之德之)다.

안전과 관련, 차량 문 락이 걸렸는지에 대해서는 비상등 버튼 오른편에 있는 장치의 램프 점등 여부로 알 수 있다.

'XM3'는 국내 제조사에서 처음 나온 '쿠페형 SUV'라는 점에서도 크게 장점을 가지고 있고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써 보면 느껴지는 감성적 부분 까지도 잘 만든 것을 봤을 때,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란 말이 나오게 된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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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계기판 디스플레이가 화려한 편이며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다. "잘해놨네"란 표현이 나올 법한 그래픽이었다. 계기판 스타일을 ▲Eco ▲Comfort ▲Regular ▲Sport로 변경할 수도 있다.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많은 정보들을 마주하게 된다.

센터 디스플레이 조작 시,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뭘 터치해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나오는지 모를 수 있다. 내비게이션의 경우, 센터 디스플레이 윗편에 빨강색의 원형이 보인다. 왼편 원에 내비게이션 정보가 보이는데, 이 부분을 터치하면 지도를 볼 수 있게 된다. 음악의 경우, 해당 위치의 동그라미에 음원 제목이 나타나기도 할텐데, 그 부분을 누르면 음악과 관련한 정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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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구성과 편의면에서도 가격 대비 거의 불만감이 나올 부분이 있지 않았다. '엠비언트 라이트' 기능도 있으며 야간에 색 변화로 실내 느낌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동승석 하단 왼편에 그물망이 마련 돼 있기도 하다. 공조 장치의 경우, 바람 세기와 관련해 오프 기능이 없어 돌리며 꺼야 한다는 것은 불편함을 줬다. 시트 냉/난방의 경우는 1열 모두 2칸으로 제공되고 있고 스티어링 휠 열선도 마련 돼 있었다. 2열에는 2단계의 난방 기능이 제공되고 2개의 USB 포트도 있다. 송풍구도 있으며 2열 양측에 옷걸이 고리가 마련 돼 있다. 창 여닫음은 4개 모두 자동이다. 무선 충전이 제공된다는 것에는 좀 놀랐다. 소리 높임/줄임 장치나 퍼즈 부분은 센터 디스플레이 오른편 하단에서 실행해도 되나, 르노삼성은 핸들 뒷편에 오디오 조작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르노삼성의 특이점이다. '보스' 오디오가 들어가 있는데, 베토벤의 '바이올린 로망스 No.2'가 듣기 좋았다. 지도의 경우, '티맵'이 지원되고 있고 지도 화면을 계기판 화면(가운데 혹은 좌측)에서도 볼 수 있다.

제조사에 있어 상품은 중요하다. 자동차 회사에 있어서는 차가 중요할 것이다. 차 한대가 회사의 명운을 바꾼다. 예를들어,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의 경우는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3만9788대를 한국에서 팔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작년에 판 차량 댓수가 7만8483대인데, 이 수치 중 'E클래스' 한 차량이 거의 4만대에 근접한 분량을 해낸 것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2월에 3673대를 판매한 상황인데, 'XM3'의 지난 4일 기준 사전 계약 수치는 5500대였다​. 르노삼성이 전체 차로 한달에 파는 차량 댓수를 넘어선 수치인 것이다. 'XM3'는 국내서 소형 SUV와 경쟁할 차다. 물론, 윗급의 SUV들 까지도 'XM3'와 경쟁을 해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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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3'는 사면, 후회할 차는 아니다. 탑승 느낌에서 불만이 있기도 했지만, 세그먼트와 가격대를 고려해서 타야 할 것이다. 시승 차의 경우, 가격대가 2083-2532만원이다(개소세 1.5% 기준). 스타일링을 즐기는 젊은층이 타도, 유아 둘이 있는 가족 구성원이 타도, 더 나아가 40대의 아저씨가 타도 좋을 차다. 상품성이 좋은 차량이며 "르노삼성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란 웃음섞인 표현까지 나오고 있기도 하고 타 제조사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는 없어 보인다.

​​다만, '쿠페형 SUV' 부분과 관련해 해당 외관 디자인이 지금까지 고급 차나 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이 있어왔는데, 저가형 '쿠페형 SUV'라는 점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될지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싼 건 좋으나, 르노삼성이 저가형 '쿠페형 SUV'를 내논 것이기에 "르노삼성이 해당 세그먼트에 대한 인식을 끌어내렸다"란 비판적인 평가가 나올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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