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브랜드 이름을 'EQ'로 지었고 첫번째로 내논 차량의 이름은 'EQC'였다. 지난 14일 메르세데스-벤츠 고양 전시장에서 '비전 EQS' 공개 행사가 진행됐는데, 이 곳까지 EQC를 타고 왕복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이 차량과 관련해 주행거리를 언급하기 전, 1억360만원(부가세 포함)에 이르는 권장소비자가격이 합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 부호다. 아무리 세계 최초의 자동차를 만들어낸 제조사가 내놓은 전기차라고는 하지만 차량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같은 가격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 납득되지는 않는다. '309km'라는 주행거리 수치도 그리 높지 수치라고 할 수 없다. 경쟁 차인 테슬라 SUV '모델X'의 주행 거리는 381km이다. 쉐보레의 2020년형 '볼트 EV'의 경우, 414km인 것을 봤을 때 300대는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없다.
EQC는 1억대의 차량이기 때문에 테슬라와 비교가 되는데, 경쟁 차 모델X의 출시가는 1억2160-1억4160만원이다. 모델X의 가격대는 대체적으로 수긍이 되는 분위기인 반면, EQC는 그렇지 못한 듯하다. EQC의 외관과 내부를 보게 되면, 해당 판단이 꼭 틀린 생각이라고 말하기 어렵기도 하다.
어째든, EQC는 다임러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상징적으로 구현한 모델이다. 지난 2018년 9월 스웨덴에서 세계 최초 공개됐고 국내에는 지난 2019년 10월 공식 출시됐다.


이 차는 'GLC'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EQ 브랜드 첫 전기차이나,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만들어지진 않았다. 외관에서는 전기차 느낌이 풍긴다. 전면은 영락없는 전기차 느낌이고 후면에서는 기아자동차 '스포티지'가 연상된다. 측면에서 엠블럼을 확인할 수 있고 휠의 파란색 선 디자인에서도 친환경 차의 향기가 전해져 온다. 실내로 들어설 때 킥킹플레이트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인테리어는 아방가르드한 전기차 디자인을 표방하고 있다.

주행 준비가 시작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건, 계기판 중앙의 녹색 바탕으로 된 'READY' 표시를 확인하는 것에 있다. 전면에 서 보면, 유선형으로 둥글둥글한 외관 형태를 볼 수 있고 마치 돌고래 몸 같다. 실내에 탑승하면, 계기판에 보이는 'EQ' 표시, 그리고 대시보드의 소재 등에서도 차량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계기판은 ▲Sport ▲Classic ▲Progressive 중 선택할 수 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서 볼 수 있는 트윈 스크린을 볼 수 있고 해당 스크린만으로도 메르세데스-벤츠의 혁신성이 전해져온다. 턴시그널 소리 크기는 적당하며 빠른 속도로 반복되는 형식이다.
'프리미엄'은 미세한 소재감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QC 또한 그러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메르세데스-벤츠가 쓰는 명칭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장치를 조작할 때는 "철썩" 하는 소리가, 음량 조절 장치를 누를 때는 "딸깍"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이 부분에서 해당 감성을 전해받을 수 있고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벤츠 장치 조작에서 느낄 수 있는 공통된 감성이다.
패들 시프트로 보이는 장치는 에너지 회생 모드와 관련된 조작부다. 4단계(D+, D, D-, D--)가 제공되고 있는데, 에너지 회생 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 'D'가 기본값이고 'D+'에서는 회생제동이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 'D--'는 가장 강력한 회생 제동으로, 싱글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설정에서 충전 옵션, 연비 전기, 에너지 흐름 등을 볼 수 있기도 하다. 기자의 시승이 늘 그렇듯, 이날 반자율주행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려 했고 도로 주행에 적용된 법적 속도를 지키며 차량을 운행했으며 평균 4.0km/kWh를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다. 시승 차에는 FIRELLI의 SCORPION(235/50 R20) 타이어를 쓰고 있었다. 충전은 후면에 섰을 때 오른편에서 하게 돼 있다.
에너지 흐름에서는 CHARGE에 43%가 표시된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5개의 셀로 이뤄진 베터리에 몇 칸이 남았는지, 주행 중 쓰고 있는지 아니면 충전 중인지 눈으로 확인 가능하다. 충전 옵션에서는 충전소를 검색할 수 있기도 하다.
터널을 지나 제법 급격한 내리막길을 주행하던 상황이었다. 속도가 좀 붙은 것 같아 안전을 위해 브레이킹을 시도했다. 그러나, 제동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차량은 잘 서지 않았다. 순간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 차 왜 이러지" 하는 생각과 함께 브레이킹에 큰 단점이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같은 제동력을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서 발견하게 된다는건 이상한 일이었다. 이에 대해 제조사의 확인과 변화가 필요해 보였다. 이날, 앞 차 추돌 위험을 느꼈기 때문이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경우,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해 주는 기능이 적용 돼 있었다. 재동 및 출발까지 지원하고 있다. 반자율주행을 진행해 보면, 계기판 중앙에 위험을 알려주는 빨간 손 이미지가 뜨고 그 밑으로 이와 관련한 작은 이미지로 하나 떠 뜨는데, 해당 경고 이미지는 껌뻑거리는 형태로 나타난다. 차선 이탈이 반복되면 "띵" 하는 소리가 들려지기 시작하며 붉은 글씨의 '비상 정지 작동 중'이라는 이미지가 뜨며 경고음은 반복되기 시작한다. 위험한 상황이 감지되면 비상 정지를 시키는데, '수차례 비상 정지를 실행하여 능동형 스티어링 Assist 현재 사용 불가'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차간거리 조절은 4단계로 돼 있다.

내비게이션은 차선 표시까지 나타낼 정도로 선명하다. 인공위성 사진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코로나 19'와 관련 마스크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는 것을 보기도 했다. '판매 중지'냐, '충분'이냐에 대해 나타내주고 있었다. 계기판 오른편 원에서도 지도 정도를 표시해 준다. 편의 장비와 관련, 차량에 들어가면 벨트 조정이 있기도 하다.
EQC에 대한 의문은 상품성을 떠나, 가격 부분이다. "권장소비자가격이 합당하냐" 하는 부분이다. 테슬라가 아무도 하지 않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 확장을 이뤘다. 그러나, 전통적 차량 제조사들이 이 기업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쉽게 보다가 제대로 당한 격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테슬라를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느냐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패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보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