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경쟁이 벌어진다. 상품을 대충 만드는 제조사는 없다. 나름의 정성을 기울인다. 자동차 시장에서 해당 세그먼트 1위와 2위 명함이 다른건 사실이다. 1등을 권하는 사회가 이 시장에서도 다르지 않다. 1등을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을 좋게 보진 않지만, 1위에 자리하는 것에 이유는 있다.
국내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에서 기아자동차 '셀토스(SELTOS)'와 르노삼성자동차 'XM3'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해당 시장에서 1위에 굳건히 자리하던 셀토스는, XM3가 지난 3월 출시되며 6천여대 판매량에서 5천여대로 줄어들었다. 반면, XM3는 6천대가 넘게 팔리며 해당 시장 1위로 등극했다.
기자는 XM3와 셀토스를 모두 나름대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차를 구입할 때 가격도 가격이지만, 해당 차량이 어떤지 본인 스스로 겪어봐야 한다. 가장 잘 팔린다고 해당 차량을 사서도 안 되고, 더 저렴하다고 차량 선택을 하는건 맞지 않다. 결국 한대의 차를 살 것인데, 개인이 구매 의사에 있는 차량들간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두 차량을 나름 겪어보니, 아무래도 XM3가 신차로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신차 효과가 있긴 하겠으나, 시간이 좀 더 흐르면 결국 셀토스가 승을 거두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차량 모두 잘 만든 차다. 셀토스는 외관 디자인에서 점수를 좀 깍아먹을 차이긴 하나, 제작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비 부분에서는 XM3가 앞도적으로 수치가 높다. XM3 'TCe 260'의 복합연비는 13.2km/L인데, 지난 3월 르노삼성이 마련한 행사에서의 시승에서 가장 높게 나온 수치는 19.6km/L였다. 제로백 테스트 이후에는 17.9km/L를 보기도 했다. 급가속 이후에는 15.1km/L이 나타나기도 했었다. 가솔린 차량임에도 거친 주행을 하지 않으면 쉽게 20대의 연비 수치를 보일 차량이라 이 부분에 대해 좋은 인식을 심어준다.
반면,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던 평균 연비는 15.2km/L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90km/h으로 맞춰둔 상황에서 확인된 수치였다. 산길에서 RPM 움직임을 볼 때는 13.0km/L를 봤다. 냉풍 온도는 22도에 맞춰두고 2칸의 풍속으로 설정해둔 상황이었다. 100km/h로 'HDA(고속도로 주행 보조)'를 세팅해둔 상황에서는 10.6km/L가 나타나기도 했다. 에어컨은 꺼둔 상황이었다. 두 차량간 차이가 크다.
셀토스의 운전석에 앉은 상황에서 2열 공간을 살펴보니, XM3와 비교해 공간감이 좋았다. 이 같은 관찰을 XM3에서 해 보면, 이 차는 뒷좌석이 껑충한 느낌이 있고 전체적으로 공간감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받게 된다. "이 차에 내 자녀를 태워도 될까"라는 우려섞인 감정이 들며 차량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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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셀토스 실내 공간감은 소형 SUV라고 할 수 없다. 운전석에서 뒷 창문을 쳐다보면, 후면 유리가 멀리 느껴지고 뒷좌석도 거의 중형 SUV 느낌이 든다. 시트가 볼보 'XC40' 처럼 확 가라앉아 있는 느낌은 아니나, 이 차량의 중간 정도로 하강 해 있다. 이로인해 시트 하단부터 천장까지의 공간감이 좋다. 등 각도는 좀 기울어진 편이라 무척 편안하다. 만족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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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셀토스의 주행 모드는 ▲ECO ▲NORMAL ▲SPORT로 구성 돼 있는데, 그 차이가 분명하다. 급가속을 해 보면, 엔진음이 크게 들려오고 빈약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전해지기도 하나, 고속주행에서 어느 차에 밀리지 않는 가속 성능을 지니고 있다. 서스펜션이 단단한 차이며 피칭이 매우 절제 돼 있다. 가벼운 차는 아니나, 묵직하고 안정적이다. '착실하고 바른 사람'과 같은 느낌이 주행감에서 떠올랐다. 기본기가 좋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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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SPORT'에서의 주행 느낌이 매우 좋았다. 5000RPM까지 쉽게 상승하고 서스펜션은 무척 딱딱해진다. 노즈 다이브가 무척 억제 돼 있고 주행에 재미가 있다. 주행감에 있어 해당 모드가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판단됐다. XM3에 대해 다임러와 엔진 공동 개발이 적극 홍보되고 있고 좋은건 사실이나, 셀토스의 '1.6리터 T-GDI 엔진'도 괜찮다. 해당 '1.6리터 터보 엔진'은 현대자동차 '코나'에도 들어가 있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맞물려 있고 RPM 바늘의 역동적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주행에 흥이 난다.
HDA는 두 차량간 경쟁에서 셀토스로 이끄는 큰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XM3도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나, '차선이탈 방지 보조' 장치 실행 시, 차선에서 휘청거리는 모습이 연출된다. 셀토스 또한 HDA가 활성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와 다르진 않다. 그러나 HDA를 켜면, 차량은 차선에 근접하지 않게 되고 매우 숙련된 운전자가 운전하듯 안정적 주행을 시작하게 된다. 차선 이탈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반자율주행 관련 옵션에 촛점을 맞춰 가격을 따져보면, '스마트크루즈컨트롤(정차 및 재출발)'이 포함 돼 있는 '드라이브와이즈(115만원)'가 전트림 공통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트렌디(1881만원)'에서 살펴보면 되고 안전에 '차로 이탈방지보조'가 주요 기본 품목으로 들어가 있다. 계산하면, 1996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XM3 TCe260는 2293만원이 필요하다. 셀토스에서 HDA 사용을 위해서는 내비게이션을 적용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10.25인치 UVO 팩(150만원)'을 선택해야 한다. '프레스티지(2183만원)으로 트림 상향이 이뤄져야 하며 합산하면, 2448만원이 나온다.
서비스 부분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르노삼성이 현대/기아차에 비해 수리비와 공임비가 비싸다는건 이미 알려져 있고 수리를 위해 기다려야 하는 기간이 긴 부분도 단점으로 자주 지적된다. 르노삼성은 부품 대기 기간에 대해서도 기아차와 비교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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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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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디자인적 부분도 보지 않을 수는 없다. XM3의 외관 디자인은 매우 스타일리시하다. 실내도 좋은 감성을 전하고 있으며 두 차량이 전하는 감성적 특징은 매우 다르다. 이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셀토스는 랜드로버 디자인을 따라했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고 후면 디자인에서는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전면 방향지시등 디자인 감성은 난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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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현대/기아차가 엔진 등 차량과 관련해 자주 이슈가 되며 문제점이 거론되는 경우가 많지만, 옵션상 장점들과 안전/편의면에서의 더 나은 장점, 서비스 센터 부분에서 르노삼성에 앞서는건 어쩔 수 없다. 두 차량간 비교에서도 셀토스의 더 나은 안전/편의 사양, 실내 거주성, 그리고 가격 부분에서 셀토스가 구매 의지를 더 들게 만드는 점이 있다.
셀토스 실내는 소형 SUV급이 아니다. 사이즈가 준중형 차량인 기아 '스포티지'에 근접하고 외부에서 봐도 해당 세그먼트 크기를 넘어선다는 것을 볼 수 있다. 20대 젊은층 구매가 아무래도 많겠으나, 4인 가족이 이 차량을 사도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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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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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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