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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럭셔리한 SUV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

랜드로버(LAND ROVER)는 고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내놓는 브랜드다. 영국을 근거지로 하고 있으며 인도의 타타 자동차가 재규어/랜드로버의 모기업이다. 랜드로버는 과거 BMW(1994년)에 인수됐었고 포드(2000년)에도 넘어갔었다. 생존 과정에서 험난함이 있었다. 이 브랜드의 차량은 지프(JEEP)와 자연스럽게 비교 된다. 시승 차인 '디스커버리 스포츠(DISCOVERY SPORT)'에는 지형 유형에 대해 설정을 할 수 있는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이 마련 돼 있다. 이 기능과 관련, 랜드로버와 지프 중 어디가 앞서 있는지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랜드로버는 험로 주행과 관련해 지프를 본받고자 했다. 지프가 앞서 있는 것이다. 이는 1940년대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오토 ▲풀/자갈/눈길 ▲진흙-바퀴자국 ▲모래가 제공되고 있다.

이 차를 시승하기 전 바로 경험한 차량이 기아자동차 '셀토스'였는데, 셀토스 디자인에 대해 랜드로버와 유사하다는 말이 언급됐다. 엄밀히 얘기하면, 전체적으로 그러하지는 않다. 헤드램프에 들어가 있는 주간주행등 라인이 유사하기 때문인데, 사실 민망할 정도의 따라하기는 아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전체적 느낌은 고급스러움을 지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판매량이 높을 수는 없다. 소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차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주행 느낌에서도 브랜드 특징은 그대로 이어진다. 일반 SUV와는 다르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고 브랜드 특유의 주행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해진다. 부드러운 주행 느낌을 가지고 있고 서스펜션은 딱딱함과 말랑말랑함의 중간 느낌이다. 움직임은 대형 차 느낌이 있다. 턴 시그널 소리는 살짝 시끄럽고 작동 속도는 느릿느릿하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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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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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저속에서는 듬직하게 자기 갈 길을 가는 느낌을 준다. 저속 엔진음은 작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산길에서는 흔들거림이 있으나, 잘 잡아준다는 것이 이 차의 다른 부분이다. 타이어는 부드럽다. 피렐리(FIRELLI)의 SCORPION ZERO(235/55 R19)가 장착 돼 있었다. 전면에 서 보면, 디젤 차량 특유의 제법 큰 엔진 소리가 들린다. '컴포트' 모드에서 시속 70km/h로 달리던 상황에서는 노면 소음이 좀 크게 들려오기도 했다. 주차 상황에서는 작은 엔짐음만 들릴 뿐, 팔꿈치, 엉덩이, 등, 머리에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토 스타트/스탑 작동 시에는 매우 부드럽다. 엔진이 자연스럽게 꺼지고 작동한다. 소음과 진동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저음을 가진 엔진의 부드러움은 시동을 걸는 상황에서도 확인된다. '에코' 모드에서는 가속 패달이 사뿐하고 컴포트에서는 묵직해지며 스티어링 휠도 제법 뻐근해진다. 역동적 주행이 이뤄진다. 서스펜션도 좀 많이 단단해진다. 더 재미있는 주행이 이뤄진다. 좋은 승차감을 더 추구하는 이라면, 바로 에코 모드로 전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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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스티어링 휠은 무척 크다. 얼굴쪽으로 꺽인 구조로 돼 있다. 코너링에서는 확실히 어깨에 뻐근함이 온다. 에코 모드에서 한손 주행을 해 보니, 오래하기는 힘들었다. 'S' 모드에서는 "왕" 소리와 함께 육식 동물의 포효를 연상시키는 엔진음이 들려왔다. 9단을 확인했는데, 실제로 독일의 'ZF' 9단 자동 변속기가 엔진에 맞물려 있다. 기어노브는 길고 가녀린 느낌을 전달한다. 브레이킹은 즉각적이다. 안전과 관련해 좋은 점이 있긴 하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실행 상황에서는 급정거를 하고 운전자를 깜짝놀라게 만들며 승차감을 해치는 상황을 연출한다. 가속감은 꿈뜬 감이 있다. 그렇다고 느릿느릿한 차는 아니다. 이는 RPM 바늘의 움직임에서 확인되는 부분에 대한 언급이다. 고속 주행에서 조용히 매끄럽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일품이다. 핸들을 조금만 돌려도 되는 차라 운전이 쉽다. 주차 시에는 가벼운 느낌을 주진 않았다. 자갈과 관련한 모드에 두면,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바퀴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연비는, 반자율주행을 시도하긴 했으나 대부분 에코 모드로 도심 주행을 하던 때에는 17.7l/100km(5.6km/l)가 기록됐고 동일하게 에코에서 RPM 움직임을 살필 때는 11.8l/100km(8.4km/l)가 나타나기도 했다(냉풍 각각 22와 20도. 풍량 2칸 상황). 에코 모드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60km/h의 속도로 맞춘 뒤 반자율주행을 하던 상황에서는 12.5l/100km(8km/l)가 확인됐다. 9단 변속기와 오토 스타트/스톱이 효율성을 제공하고 전면에서 보이는 에어브리더가 연비 향상에 기인하나, 연비 수치는 좋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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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경쟁 차로는 메르세데스 벤츠 'GLC', BMW 'X3', 지프 '그랜드 체로키', 볼보 'XC60' 등인데 멀리서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외관을 보면, 차체 크기가 제법 크다고 느껴지고 "대형 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디자인은 매우 매끄러운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면 디자인은 매우 매력적이다. 라디에이터 그릴 부분을 깍아놓은 형태는 시선을 강하게 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진 않고 높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벌집이 떠오르는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마치 예술품 같다. 이 부분이 고급스러움을 강하게 주고 있다.

매끈한 디자인이 이 차의 특징이다. 외부 미러는 생각보다 작은 편이다. 후면은 둥글둥글하며 약간 껑충한 느낌이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처럼 깍아 놓은 형식은 실내에서도 확인된다. 센터 페시아도 이 같은 구조로 돼 있어 보기 편하다. 높이 올라와 있는 대시보드도 쓸려 내려오는 형태라 답답함을 낮춰준다. 운전석에 앉아 뒤를 둘러보면, 큰 실내 구조를 갖추고 있는 차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작은 것을 좋아하는 듯 했다. 계기판의 시간과 온도 정보 표시가 너무 작고 계기판에 표시되는 지도의 도착 시간 등도 너무 작았다. '오토 홀드' 표시도 작았다. "왜 이렇게 까지 작게 해뒀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음량 조절 시 센터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숫자 표시도 너무 작았다. 정보를 보기 위해서는 눈이 아프다. 시동 버튼과 음량 조절 레버도 작다. 반면,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속도 표시는 무척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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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하차 상황에서 운전석은 한발을 내디딜 때 높다는 느낌이 있다. 탈 때도 동일했다. 뒷좌석은 탑승 시에는 괜찮으나, 내릴 때는 입구가 좁은 느낌이 있다. 한쪽 발을 내딛기에 불편함이 있다. 왼쪽 허벅지가 걸리는 현상이 있다. 운전석에 앉아 있으면, 뒤로갈수록 올라가는 각도라 공간감이 좋다. 뒷좌석 공간은 시트 허리 부분 각도 조절이 돼, 공간적 만족감이 크고 앞/뒤 슬라딩이 가능하기도 하다. 고개를 돌리면 큰 창 하나가 있어 개방감을 좋다. 등 각도를 눕히지 않고 앉으면, 시트가 튀어올라와 있는 느낌이 들어 어정쩡한 자세가 나오는 느낌이 들기도 하나, 오히려 편안함을 염두해 둔 제작사의 시트 구성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단계를 눕히면, 드러누워 자는 듯한 자세가 나온다. 개방감은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책임진다. 그러나, 창이 열리지 않아 답답함을 준다. 앞 유리는 멀리 있는 느낌이다. 센터 디스플레이의 위치감은 좀 낮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적당하다. 운전석에 앉은 양발은 닿는 부분이 딱딱하지 않아 편안하다. 시트는 등이 안기는 느낌을 주고 편안하다. 고급 가죽 느낌이 있으나, 뻣뻣한 느낌이 있다. 그러나, 편안함이 있다. 특히, 헤드 레스트 부분이 그러하다. 힙 부분은 좀 푹 들어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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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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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시승 차의 트림은 'D180 SE'였는데, 반자율주행이 잘 이뤄진다. 정차 및 재출발이 지원되며 차선 유지를 높은 강도로 수행한다. 오토 홀드 기능 활성화를 위해 어느 정도 브레이크 패달을 밟아야 실행된다는 점은 고급 차스럽진 않았다. 운전석 문을 닫을 때는 "쾅" 소리가 났다. 문짝의 무거움에서 안전이 확인됐다. 운전석 창문이 올라갈 때 손 걸리는 상황을 연출해 보니, 상향이 중단이 되지 않고 조금씩 올라갔다. 손을 떼면 원래 속도로 올라갔다. 다시 한번 반복했을 때는 하강하기도 했다. 내려오는 트렁크 도어에 몸이 걸리면, "띡띡" 소리가 나고 이후 상승을 하게 된다. 해당 소리와 동시에 "띠띠띠" 소리를 내며 도어가 올라간다. 가볍게 닿아도 실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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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열선만 제공되고 통풍이 제공되지 않는 점, 1열 선바이저의 룸 램프가 수동식이며 LED가 아닌 것, 음성 인식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분, 내비게이션은 매우 고화질이며 색감이 좋으나, 지도 검색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점 등은 단점 사항이었다. 음성 인식은 명령어를 말했더니, "못들었습니다"라고 응답했고 다시 시도하니,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속이 터졌다. 디스플레이는 선명한 화질이 특징이다. 좋은 색감을 전해받을 수 있다. 지도도, 소리를 켤 때 나타나는 표시에서도 빨간 계열의 색을 볼 수 있는데, 화사하게 꾸몄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룸 램프는 "딸깍"이 아닌, "뚝" 소리를 내며 자연스럽게 불이 켜지는 것에서 프리미엄을 느낄 수 있다. 2열 컵 홀더에 덧입혀진 가죽, 센터 페시아 하단 수납 공간의 가죽 재질에서는 오프로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은 고급스럽게 들려왔다. 세련된 느낌이 있다. 도어에 닿은 몸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이전 듣던 곡에서 들리지 않던 남성의 저음 코러스가 들려오기도 했고, 듣지 못했던 일렉트릭 기타 소리가 귀에 들렸다. 그러나, 기자의 취향에 맞는 오디오는 아니었다.

​랜드로버의 엔트리 차량인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가격(부가세 포함)은 7127만원이다. 트림 중, 가장 비싸다. GLC의 출시가가 7080-7810만원이고 X3의 출시가 구성이 8000만대까지 올라가는 것을 봤을 때 보다 낮은 가격대이긴 하다. 제조사는 이 차에 대해 '콤팩트 SUV'라고 부르고 있다. 어째서 이 차가 콤팩트 SUV인지 알기 어렵다. 재규어/랜드로버는 투 트랙으로 가고 있다. 취급하는 차량 형태(각각 세단과 SUV)가 다르다. 랜드로버는 국내 판매량이 높지 않다. 지난 4월에는 281대를 판매, 전년 동월 보다 45.6%가 떨어졌다.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지만, 기자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단순히 고급 차라고 해서 그 차에 애착이 생기는건 아니다. '랜드로버'라는 브랜드의 역사, '디스커버리'라는 차량 이름에 대한 홍보가 좀 더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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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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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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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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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