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주택 임대차시장이 불안해질 조짐이 연초부터 나타나고 있다. 4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 물건은 이날 기준 1만6천837가구로 작년 말(1만7천173가구)보다 1.9% 줄었다.
겨울철 이사 비수기로 접어들고, 전셋값 급등 현상 지속으로 일부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면서 작년 말에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전세 물건이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구별로 보면 25개 구 가운데 20개 구에서 감소했다. 중랑구(-10.9%)가 감소 폭이 가장 컸으며 중구(-7.2%), 금천구(-6.7%), 강서구(-4.3%), 노원구(-3.9%), 영등포구(-3.7%), 도봉구(-3.5%), 동대문구(-3.4%), 종로구(-3.3%), 구로·서대문구(-3.1%), 용산구(-2.7%)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의 월세 물건은 전세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마지막 날 1만3천436가구였던 월세 물건은 이날 1만2천991가구로 3.3% 줄어들었다.
25개 구에서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중랑구(-7.1%), 중구(-6.2%), 노원구(-5.7%), 서대문·종로구(-5.3%), 관악구(-4.9%) 등의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올해 서울의 입주 예정 아파트가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어서 연초 전월세 물건 감소는 임대차 시장 불안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에서 올해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2만6천940가구로, 지난해(4만8천758가구)보다 45%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국적으로도 26.5%, 경기는 22.1%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전·월세 시장의 안정 여부는 입주 물량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서울의 입주 물량이 작년 대비 반 토막 나고,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전·월세 시장이 안정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를 보면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연말까지 5개월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8%, 월세는 3.3% 올랐다.
▲변창흠 "집값 걱정, 전월세 문제 등 국민 근심 덜기 위해 노력"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신년을 맞아 국토부 직원들에게 집값 걱정과 전월세 문제 등으로 힘겨워하는 국민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변 장관은 4일 오전 배포한 신년사에서 "집값 걱정과 전월세 문제 등으로 힘겨워하는 국민의 근심을 덜어드리는 일을 비롯해 올해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함께 마음을 모아 국민께 새로운 꿈과 희망을 드리도록 한 걸음 한 걸음 씩씩하게 나아가 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변 장관은 작년 말 취임사에서 주택난 해결을 위해 도심 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해 설 연휴 이전에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서울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지를 대상으로 한 고밀 개발 방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국토부는 이들 지역의 구체적인 주택공급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