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일시적 교전 중지에 합의했다. 다만 국제사회가 요청해온 휴전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민간인들이 교전 지역에서 탈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이스라엘이 매일 4시간씩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의 이날 발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인도적 재앙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타협물로 해석된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력 공급을 차단하는 등 봉쇄 정책을 강화한 뒤 가자지구를 연일 공습하고 지난달 27일부터 보병, 탱크 등을 투입한 지상 공격에 나서면서 팔레스타인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전쟁 한 달 만에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1만명이 넘었고 이 가운데 어린이가 4000명이 넘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소탕을 명분으로 가자지구 내 병원 인근과 난민촌 등을 가리지 않고 공습하면서 민간인들의 인명피해를 키웠으며 가자지구는 의약품과 식수, 식량, 전기 등의 부족으로 '생지옥'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이스라엘을 향해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가자지구가 어린이의 무덤이 되고 있다며 즉각 휴전을 호소한데 이어 8일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망자 숫자는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중동 아랍국가들뿐 아니라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도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를 줄이려면 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휴전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은 그의 당(민주당) 일부와 전 세계의 전면 휴전 요청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일리노이주에서 열리는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D.C.를 떠나기에 앞서 휴전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없다.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해 매일 4시간씩 교전 중지에 대해 미국과 합의했지만 휴전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