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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당근·번개장터 등 중고시장 트렌드는?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마켓이 창사 8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면서 중고거래 시장이 활황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형 중고거래 플랫폼의 동향과 차이를 비교하고, 새로 떠오르는 플랫폼과 트렌드를 정리해 보았다.

▲ 훨훨 나는 당근, 추격나선 중고나라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낸 개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3억 원이었다.

특히 2022년 499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1276억 원까지 늘어나며 약 2.5배 성장했다.

당근은 작년 이용자 수를 이용한 지역 기반 광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익을 냈다.

대부분의 당근 이용이 인근에 사는 지역 주민들끼리 이루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인근 자영업자의 전단 배포와 같은 오프라인 광고를 당근에서도 할 수 있는 서비스 ‘동네생활’을 출시했다. 

지역 기반 사업자는 전단 배포와 같이 불특정 다수가 아닌 인근 주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타겟 광고 시스템을 큰 장점으로 여기면서 오프라인 광고에 사용하던 비용을 당근에 사용했다.

당근마켓의 지역 광고 서비스 '동네생활' [당근마켓 제공]
당근마켓의 지역 광고 서비스 '동네생활' [당근마켓 제공]

 

한편 1세대 플랫폼 중고나라는 올해 창립 21주년을 맞아 흑자전환을 목표로 세웠다. 

중고나라는 지난 2020년 47억 원, 2022년에는 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큰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중고거래 시장 활성화와 사업 개편을 통해 실적 개선의 의지를 내비쳤다.

과거 네이버 카페로 출발했던 중고나라는 2013년 법인 설립 이후 현재 카페 가입자 수 1900만 명, 앱 회원 수 800만 명이다. 

운영 기간이 길기에 거래되는 품목의 종류도 다양하며, 네이버 포털에도 상품이 노출된다는 것 역시 강점이다.

특히 오래된 만큼 누적 거래량 약 7600만 건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이를 통한 사업 아이디어도 개발 중이다. 

최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롯데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롯데쇼핑이 중고나라의 지분 1000억 원을 공동인수한 데 이어 롯데의 편의점 ‘세븐일레븐’과의 연동을 통해 비대면 직거래 픽업 서비스 ‘세븐픽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산업학회 관계자는 “중고거래는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으로 여겨지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 찾아오면서 비대면 중고품 거래가 활성화된 측면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전체적으로 중고나라는 자체적인 지점과 시세 확인 기능 등을 통해 남성 이용자를 끌어모았고, 당근마켓은 커뮤니티와 호감형 브랜딩을 통해 여성 이용자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다”라고 덧붙였다.

▲ 번개장터, 패션과 브랜드도 중고거래로  

대중적인 두 플랫폼 다음으로는 최근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있는 번개장터가 있다.

패션과 브랜드 등의 비교적 가격이 높은 물건이 자주 거래되는 번개장터는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명품의 중고거래가 자주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에서 2023년 사이에 명품 중고 스니커즈의 거래량은 약 74배 증가했다. 

2021년 215건으로 시작한 스니커즈 거래량이 2022년 4721건, 2023년에는 1만 5908건으로 늘었다.  

명품과 브랜드 위주의 전략을 가진 번개장터 [번개장터 제공]
명품과 브랜드 위주의 전략을 가진 번개장터 [번개장터 제공]

연령별 사용자는 20대에서 30대까지가 절반을 넘어, 청년층을 중심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가치가 높은 명품 등을 재판매하기 위해 먼저 구매하는 ‘리셀’ 행위가 확산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또 명품은 기본적으로 수요층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위치인 경우가 많아 불경기의 영향을 일부 덜 받았다는 예측도 나온다.

▲ 중고거래시 안심거래 방법은? 

최근 고물가로 인해 불필요한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생활의 신조어 ‘짠테크’ 등이 등장한 가운데, 중고거래가 소비욕은 충족하면서 손해는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명품 가방이나 옷 같은 경우 구매한 후 흥미가 식더라도 버리기에는 부담이 되는 액수인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중고거래를 활용해 구매 가격의 일부를 보전하는 것이다.

거래를 시도할 때 사기 등의 피해가 염려된다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안심거래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안심거래는 구매자가 미리 상품 금액을 플랫폼에 입금하고 상품을 받은 후 구매를 확정하면 판매자에게 송금되는 구조로, 비교적 신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소비자협회의 안심거래 인증마크 [한국소비자협회 제공]
한국소비자협회의 안심거래 인증마크 [한국소비자협회 제공]

다만 플랫폼별로 운영하는 기준이 다르기에 사용하고자 하는 플랫폼의 안심거래 방식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리셀 시장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번개장터는 구매자가 상품 전달 후 구매를 확정하지 않아도 4일에서 5일이면 자동으로 판매자에게 대금이 입금되지만, 구매자의 승인이 있어야만 송금이 이루어지는 플랫폼도 존재한다.

이 경우 반대로 판매자가 안심거래에 부담을 느낄 수 있으며, 직거래가 추천되기도 한다.

또 택배 거래를 진행하게 되면 사기 보상 제도를 운용하는 금융사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토스뱅크 송금을 이용할 경우, 중고거래에서 사기를 당해도 50만 원에 한해 토스뱅크 측이 피해 금액을 보전한다.

이와 같은 안전장치들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중고거래도 효율적인 소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중고거래에서 아무나 판매할 수 없는 물품을 올렸다가 처벌을 받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