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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민주정상회의 韓 개최, 한미정상 "韓 민주제도 강력한 등불"

한국이 미국 주도로 출범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차기 회의를 주최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9일 공동성명을 내고 "한국이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host)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이 2021년 미국 주최로 열린 1차 회의에 참여하고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2차 회의에 공동주최국(co-host)으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차기 회의를 직접 주최키로 하면서 민주 국가의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3차 정상회의는 이르면 내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한미는 공동의 민주적 가치와 인권 존중을 기반으로 깊은 유대를 공유하고 있으며, 견고한 정치·경제·안보와 인적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의 민주적 제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력한 등불"이라면서 "민주주의가 지속적인 안보와 번영을 가꾸는 데 필요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최근 몇 년간 한국은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고 효과적인 견제와 균형을 보장하며 대중의 요구에 부응하는 법률을 진전시키려는 한국민의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글로벌 리더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1년 정상회의 이래 민주적 거버넌스 강화, 인권 보호, 부패 척결을 진전시키는 데 헌신하는 정부, 시민사회, 민간 부문의 지도자 수백 명의 참여를 끌어냈다"며 "정부가 참여함으로써 법과 정책을 개혁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기관을 강화하며 민주주의 개혁론자, 언론인, 활동가들에게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수많은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또 "비정부기구는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고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중요한 작업을 확장하기 위해 민주주의 정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했다"며 "기업은 비즈니스 관행과 근로자, 지역사회, 기타 이해 관계자들과의 관여를 통해 민주주의 회복력을 개선하려는 조처를 해왔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두 정상은 "국민 동의에 기반한 투명하고 책임 있는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근본적인 과제"라며 "우린 두 차례에 걸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마련된 동력이 미래로 이어지고 이러한 노력이 글로벌 리더십을 드러낼 수 있도록 자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민주주의 국가 간 협력은 공동 안보·번영 보호, 기후 위기 해결, 세계 보건 및 대유행 대비 촉진, 민주사회를 위한 신기술의 작동 보장 등 세계 최대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라고 언급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한국이 3차 정상회의 주최에 동의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책임을 떠맡아준 데 대해 매우 감사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이 권위주의 국가와 부패에 맞서고, 인권 촉진 등 민주주의 국가 간 연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 2021년 12월 처음 열렸다. 당시는 110여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미국이 단독으로 주최했다.

이번 2차 회의는 미국이 메인 주최국으로 행사를 주도하고 한국과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 등 4개국이 공동 주최국으로 참여하는 형식을 취했다. 모잠비크, 온두라스 등이 합류하면서 참가국이 120여개국으로 늘었다.

다만 3차 회의가 한국 단독 주최일지, 한미 양국이 대등한 자격으로 공동 주최하는 형식이 될지, 또는 이번 회의처럼 미국을 대신해 한국이 메인 주최국이 되고 다른 국가들이 공동주최국으로 참여하는 형식이 될지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미 고위 당국자는 민주주의 정상회의 성과에 대해 "바이든 정부 출범 2년이 됐는데 민주주의는 약해진 게 아니라 더 강해졌고, 독재 정부는 더 약해졌다. 민주주의는 회복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