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연기를 보고 시청자들의 기분이 좋아졌으면 해요. 또 ‘열심히 하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연기하고 싶어요. TV에 나오면 한번더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게 되는 배우요”
인기 주말드라마 KBS ‘솔약국집 아들들’(이하 ‘솔약국’)에서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랑스러운 캐릭터 ‘오은지’역의 배우 유하나(23)가 최근 한국재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극 중 캐릭터의 모습 그대로 솔직·발랄한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에 이어 ‘솔약국집 아들들’로 시청자들에게 얼굴 도장을 확실히 찍고 있는 그녀에게, 앞서 대만진출에 성공해 톱스타 대열에 올랐던 경험을 살짝 들어봤다.
▲ 대만에서 데뷔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대만에 갈 계획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대만의 감독님이 내 프로필을 보고 감독님이 연출하는 영화의 주인공 캐릭터와 너무 잘 맞아 떨어진다며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했다. 오디션에서 난 대만어(중국어)를 전혀 몰라, 아무 말도 못한 채 근육이 떨릴 정도로 내내 웃기만 했다. 그래도 좋게 생각하신 감독님이 발탁을 하셨다.
▲ 대만에서의 유명세는
사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드라마가 너무 떴기 때문에 그 유명세를 따라 큰 인기를 누렸던 것은 사실이다.
▲ 대만 톱스타 주걸륜과의 뮤직비디오 촬영은
주걸륜 씨는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촬영 당일, 노래의 작사·작곡을 한 주걸륜 씨가 나의 상대 배우 역을 하셨고, 감독까지 도맡아 하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확실히 인기가 많은 스타들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경험은 좋은 기억이고 나에겐 영광이었다.
▲ 대만에서 유명세를 뒤로하고 한국에 오게 된 것은
대만에서 데뷔할 때 큰 인기를 누릴 거라고 생각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또 유명세를 타기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대만에서 활동할 당시엔 내가 차를 타고 가면 여러 대의 오토바이가 계속 따라와 교통이 불편할 정도의 인기를 누린 것도 사실이지만, 그때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난 대한민국 사람이고 이곳에서 내 꿈을 이뤄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 또다시 한류로 진출할 계획은
내가 계획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기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저 좋은 작품에 좋은 감독님, 좋은 배우들을 만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면 그 작품을 통해서 배우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는 것 같다.
▲ 연기자로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계획은
앞을 크게 내다보고 가기보다는 지금 현재에 충실하고 싶다. 그럴 때 좋은 작품도 따라오는 것 같다. 어떤 것을 꼭 하겠다고 생각하면 쉽게 자만해지거나, 또 크게 절망할 수도 있다.
▲ 연기자로서 나만의 장점은
낯설거나 두려워도 항상 도전을 먼저 하는 편이다. 시도해서 후회가 남으면 나중에 안하면 되니까, 우선은 용감하게 도전하는 것이 나만의 장점이다.
▲ 욕심이 나는 캐릭터는
악독한 여자, 너무 아름다운 여자, 또는 너무 가련한 여자 등, 캐릭터가 강한 배역에 욕심이 난다. 하지만 아직 연기에 대해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현재는 ‘솔약국집 아들들’ 오은지 캐릭터에 만족한다. 솔직히 다른 배역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해도 현재의 캐릭터가 제일 마음에 든다.
▲ 연기욕심 외에 쇼핑몰이나 다른 사업을 생각해 봤나
내 나름대로 관심 있게 보는 분야가 디자인이나 패션 쪽이라 쇼핑몰을 생각해 봤다. 훗날에는 꼭 CEO를 하지 않더라도 내가 어느 정도 연기자로서 입지를 굳힌 다음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하고 있지 않을까.
▲ 아시아나 항공 모델도 했고, 하고 싶은 광고는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 모델은 물론이고 화장품 모델은 여배우들의 로망 같다. 하지만 난 그런 모델에 어울릴 만하게 무척 예쁘고 빛이 나는 외모는 아닌 것 같다.
▲ 롤모델은
김혜수, 이미연 선배님이다. 난 아직 섹시한 면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또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조급하고 서투른 면들이 있다. 하지만 두 분을 볼 땐, 섹시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연기할 때도 매우 여유로워 보인다. 그분들의 작품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연구하지는 않지만, 그 깊이 있는 연기 속에서 우러나오는 연기가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솔약국집 아들들’로 얼굴이 많이 알려졌을 듯
그렇다. 특히 아주머니들이 알아봐 주셔서 더 좋은 것 같다. 보통 젊은 사람들은 내가 지나가면 쳐다보기만 하는데 아주머니들은 직접 와서 만지시고 맛있는 것 주시고, 딸처럼 편안하게 대해주시니깐 더 친근하고 가깝게 교감할 수 있는 것 같다.
▲ 미니홈피를 보면 사진들이 많이 올라와 있는데
사진을 찍고 미니홈피에 많이 올리는 편이다. 지금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남기는 편이다. 지금은 얼굴이 많이 알려져 가까운 친구들과 찍은 사진도 못 올리니 안타까울 때도 있다.
▲ 그럴 때 일반인들처럼 살고 싶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해보긴 했다. 내가 연기자가 안 됐더라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지만 결론은 연기자의 길밖에 없었다. 연기자의 길밖에... 만약 일반인처럼 평범하게 산다면 내 나이에 맞게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고 있을 것 같다. 또 내 친구들은 대학교 졸업을 준비할 나이라 진로를 생각하거나, 급하게 시집을 간다든지 하는데 나로서는 절대 상상이 안 간다.
▲ 가족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던데
외동딸에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 그러다가 학창시절부터 부모님과 헤어져서 사니, 부모님의 대한 사랑을 일찍 깨달았었던 것 같다. 또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김명옥 선생님을 잘 따르는 편인데 극 중에서도 그분들과 함께 있을 때나 가족들과 식사하는 촬영이 있으면 문득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고’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부모님이 드라마 모니터링을 꼼꼼히 해주신다고
그렇다. 항상 모니터링을 하시는 아버지는 내가 살이 빠진 것 같으면 바로 전화를 하신다. “너 살 안 빼도 된다”라고 하시면 난 “어휴~ 나, 뚱뚱하다”라고 투정을 부린다.
또 하루는 오은지가 예쁘게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방송으로 나갔다. 그 날도 갑자기 아버지가 전화를 하셔서 “아, 우리 딸이 저렇게만 다정하게 아빠에게 말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푸념을 늘어놓으셨다. 사실 난 경상도 남자인 아버지를 많이 닮아서 매우 털털한 성격이다. 닭살스러운 다정한 말을 한다던가 애교를 부리지 못하지만 그날만큼은 오은지처럼 아버지께 아양을 떨었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나를 믿어주고 응원을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 덕분에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언제나 이해해주시고 힘주시는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진=민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