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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박스권에 갇히나

코스피지수가 호재와 악재가 맞물리면서 박스권 장세에 갇힌 모습이다.

지난달 1,700선을 돌파한 지수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뒤 60일과 20일 이동평균선 사이에서 등락하는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로 IT,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으나 실적 시즌을 맞아 국내외 기업들이 호실적을 내는 등 서로 상반된 모멘텀에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3분기 실적을 공시한 기업 중 컨센서스 자료가 존재하는 14개사 가운데 9개사가 컨센서스를 웃돈 실적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비율이 64%인 것. 미국 역시 인텔과 골드만삭스 등 '깜짝 실적'을 기록한 기업이 79%에 달한다.

하지만 4분기 이후 내년도 업황이 긍정적으로 전망되는 포스코와 달리 IT기업은 4분기부터 실적 둔화가 예상돼 주가가 사상 최대 실적에도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 수급 측면에선 기관의 펀드 환매 압력에 연일 주식을 팔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세에 국내 증시의 등락이 휘둘리는 '천수답'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해외 증시, 특히 미국 증시의 등락과 연동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매수, 매도를 반복하는 양상이다.

이전처럼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에서 다소 바뀐 탓에 외국인 매수세에 의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외국인이 기조적으로 매도로 돌아서거나 혹은 이로 인해 지수가 큰 폭으로 내리지도 않을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계 경기 회복세가 강도에 있어 이견이 있겠지만 회복 추세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고, 그 중 한국 경제의 이른 회복세가 한국 증시의 매력을 높이는 점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호주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여전히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과 관련해서는 이번주에 예정된 현대·기아차를 주목할 것으로 조언했다.

대표적인 수출기업이자 환율에 민감한 현대·기아차가 4분기 이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할 것인지, 현재 환율 수준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따라 기존 주도주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거나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