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11일 "한국은행이 소통하지 않고 독립성만 유지해서는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가 11년 만에 금융통화위원회 열석(列席)발언권을 부활시킨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노 차관보는 이날 라디오 방송인 'SBS전망대'에 출연해 "독립성을 위해 소통하지 않느냐, 소통은 하되 결정은 독립적으로 하느냐는 판단의 문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주요20개국(G20),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논의를 보면 정책당국과 통화당국 간에 정책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통화정책이 거시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거시경제 전체를 가지고 정책을 다루는 정책당국과 통화 당국 간 공조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재정부의 열석발언권에 대한 독립성 훼손 문제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노대래 차관보는 "재정부 차관이 금통위에 참석해도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통위원들이 재정부 차관의 한마디에 흔들릴 것으로 보지도 않고 독립성 침해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금통위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열석발언권이 되살아난 데에 대해서 노 차관보는 "지난해 8월 이후 한은법 개정문제가 나오면서 정보공유가 중요한데 왜 정부는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느냐고 따져묻는 의원들이 있었다"며 "당시에는 금리인상 문제 등으로 굉장히 시끄러울 것 같아 새해 1월1일부터 가자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 차관보는 강정원 KB금융 회장 내정자의 사퇴가 정부 압력으로 의한 것이라는 의혹과 관련해서 "재정부 소관이 아니라 금감원 소관"이라면서도 "정기조사를 앞두고 예비로 사전에 조사를 한 것인데, 회장 선임문제를 두고 민감한 시기에 조사를 하다 보니 이 같은 말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