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S 전산장애 손해배상, 잔고범위 내에서”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전산 장애로 인한 이용자 손실에 대해 실제 매매가 가능한 500만원내에서 손해배상을 인정한 결정이 나왔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최근 투자자 甲이 A증권회사를 상대로 분쟁조정을 신청한 사건에 대해 A증권회사의 HTS전산장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일부 인정해 500만원을 지급하도록 조정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甲씨는 지난 9월 옵션만기일에 A증권회사 HTS로 거래하던 중 장 마감 직전 콜옵션 110계약 매수 주문과 풋옵션 680계약 매도 주문을 냈다.

그러나 주문은 A증권회사 시스템에는 정상 접수되었으나 전산시스템 장애로 해당호가가 거래소에 전송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 이에 투자자 모씨는 거래가 체결되지 않아 손해를 봤다며 배상해 줄 것을 주장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그러나 甲이 제출한 주문중 콜옵션 110계약 매수주문은 당시 체결이 불가능한 가격대의 주문이었고, 때문에 손해배상의 대상이 아니며, 풋옵션 680계약 매수주문 중 640계약은 만약 전산시스템이 정상 가동됐더라면 증거금부족으로 주문접수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40계약 미체결로 인한 손실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시장감시총괄부의 권영일 팀장은 "甲이 평소 매매과정에서 타계좌와 수시로 입출금하는 행태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 당해 증권회사의 타 계좌에 어느 정도 가용현금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산장애가 발생하지 않아 위탁증거금 부족 사실을 제때 인지했다면 일정 부분은 타 계좌에서 출금해 충당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시장감시위원회 결정은 HTS 장애로 매매 주문이 정상 접수되지 않았더라도 실제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매매 가능한 한도내 주문 수량만이 손해배상 범위로 인정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전산장애가 발생한 경우 지체없이 거래증권사나 홈페이지에 게시된 비상주문수단을 이용해 매매의사를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화면캡처 등 전산장애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원만한 분쟁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