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투자자들에 비해 한국 투자자들은 재산불리기를 위해 금융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 투자자들은 장기·분산투자에 대한 성향도 낮았다.
16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韓美日 금융투자자의 투자실태 비교'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목돈마련을 위해 금융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전국 개인투자자 15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식투자자 69.0%와 펀드투자자 58.8%는 금융투자에서 '목돈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노후 자금 마련이 금융투자의 목적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주식투자자 14.4%, 펀드투자자 16.2%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미국의 경우 미국 자산운용협회(ICI)가 작년 5월 펀드투자자 18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후자금 마련'을 금융투자의 가장 중요한 목적(76.0%)이라고 응답했고, 응급상황 대비, 교육, 생활자금 등 기타사항들은 6% 이하의 미미한 응답률을 기록했다.
일본은 일본증권업협회가 작년 11월 전국 개인투자자 109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 54.1%의 응답자가 '배당 및 이자소득'의 수취를 금융투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답했다. 또한 '장기자산 운용'과 '노후자금 마련'도 각각 50.0%, 34.7%를 기록하며 비교적 높게 나왔다. 다만, 일본의 조사는 중복응답을 허용해 응답률의 절대수치보다는 상대적 비교가 의미 있다.
임병태 금융투자협회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재산형성, 즉 목돈마련에 주안점을 둔 반면, 미국과 일본의 금융투자자들은 장기적인 노후대비를 금융투자의 주요 목표로 인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금융투자 목적에 따라 투자 성향도 다르게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을 비교한 결과, 한국에 비해 일본의 장기투자 성향이 높았다.
한국투자자들의 32.6%는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보유한다고 답했고, '1년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6.4%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의 경우 '1년 이상' 보유한다는 비중이 전체 응답자의 87.5%를 차지했으며, 특히 '10년 이상' 보유한다는 비율도 30.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산투자 성향을 파악하고자 한국과 미국의 펀두보유개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1~2개 펀드에 집중된 모습을 나타낸데 비해, 미국은 상대적으로 많은 펀드에 분산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펀드 보유수가 1개인 경우가 42.7%로 가장 많았고, 2개가 34.1%, 3개 이상이 23.2%였다. 평균적으로는 2개의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경우 5개 이상이 49.0%로 가장 많았으며, 1개가 14%, 2개가 15%, 3개 13%, 4개 9% 등의 분포를 보였다. 평균 보유 펀드수는 6개다.
특히 펀드 투자시에 한국 투자자들의 58.1%가 '수익률'(안전성 41.8%)이라고 대답한 반면 일본의 경우 안정성이라고 대답한 투자자가 56.0%(수익성 4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 연구원은 "선진국과 같은 장기 분산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장기투자에 대한 세금혜택 부여 및 퇴직연금 활성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금융투자자들의 선진 투자의식 고취를 위한 투자자교육 강화 및 대국민 홍보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