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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올 성장 저하될 듯

지난해 11개 식품 제조업체가 매출액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매출 1조원 돌파 식품업계 기업이 11개 회사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식품업계 상위 기업(개별법인 기준) 실적 분석 결과 전년대비 2개 회사가 늘어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와 고환율로 인해 대폭의 이익감소를 기록했던 지난 2008년에 비해 대부분의 기업이 매출과 영업이익·순이익 증가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강화됐다. 특히 동서식품·한국야쿠르트·남양유업 등의 실적증가세가 뚜렷했다.

2005년에는 CJ제일제당·농심·대상·롯데칠성음료·롯데제과 등 5개 회사에 불과했으나 2006년 삼양사를 시작으로 2007년 오뚜기·동서식품·대한제당, 2008년 한국야쿠르트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남양유업이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대상은 3년만에 매출 1조 클럽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2002년 CJ제일제당 2조원 매출 진입 이후 국내 식품업체 중 추가로 연매출 2조원 달성 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식품업계 상위 10대 기업의 5년간의 실적결과를 분석해 보면 전체적으로 외형은 성장했으나 이익률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식품업체들의 최근 수익성에 대한 고민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식품업계 상위 1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은 15조 6053억원으로 전년 14조 4320억원에 비해 8.1% 증가했다. 지난 2005년의 11조 8439억원에 비하면 31.8% 가까이 성장한 수치이다. 그러나 전체 영업이익은 1조 278억원으로 지난 2005년의 8731억원에 비해 17.7% 증가하는데 그쳤다. 합산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6.59%로 2005년 7.37%에 비해 0.78%포인트 역신장하는 등 전체적으로 외형은 성장했으나 이익률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료사업을 기반으로 한 가공식품업체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소재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의 경우 작년 한 해동안 설탕값 급등의 악재가 겹치며 3사 평균 영업이익률이 5.5%에 그쳤다. 10대 기업 전체 평균인 6.59%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뒤쳐졌다. 반면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한국야쿠르트, 남양유업 등 음료사업을 기반으로 한 4개 식품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7.95%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개별기업을 분석해보면 지난 2005년부터 매출 1·2위는 여전히 CJ제일제당 – 농심 순으로 변동이 없었다. 3위부터 10위권 업체들이 지난 5년간 변동이 심한 데 비해 상위권의 변동은 작은 편이었다. 하지만 CJ제일제당 – 농심의 양사간 격차는 크게 벌어져, CJ제일제당의 독주 체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조 8387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 2005년의 2조 4559억에 비해 56% 이상 증가했다. 국내외 자회사까지 포함한 연결 매출 기준으로는 총 6조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인수합병했던 해찬들, 하선정 브랜드가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포장두부·프리믹스 등의 신규사업이 성장세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국내외 사업의 호조로 최근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2000대 기업에서도 국내 식품업계에서 유일하게 순위에 들었다.

전체 순위에서 보면 동서식품, 남양유업, 오뚜기의 약진이 눈에 띈다. 동서식품은 2005년 10위였으나 지난해 전체 5위까지 뛰어올랐다. 2005년 매출액 8246억원에서 지난해 1조 3208억원으로 성장률이 60%가 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역시 14.5%로 업계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익성을 자랑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조 8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의 8833억원에 비해 14%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10위 기업인 대상과의 차이는 불과 608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대형 식품업체로 자리잡았다. 오뚜기 역시 지속적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2005년 7위에서 세 계단 상승했다. 지난해 1조 3639억원의 매출을 올린 오뚜기는 삼양사가 화학사업도 함께 진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업계 3위로 인정받고 있다.

 

대우증권 백운목 연구원은 "지난해 식품업계 성장은 가격 상승으로 말미암은 것이지 물량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올해는 더이상 식품 가격의 상승 계획이 없으며, 물량 증가도 힘들기에 올해 식품 업계 성장은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백 연구원은 "그렇기에 식품업계에서는 웰빙 및 고가 제품 출시와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