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시장서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최근 안팎으로 경쟁에 밀리며 내수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저가에서는 동생격인 기아차를 중심으로 최근 뉴SM5 등 신차를 출시로 인기를 끌고 있는 로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에게, 고급차 시장에서는 해외 완성차업체에게 고전을 면치 못 하는 분위다.
특히 현대차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최고급 모델 '제네시스'가 판매에 어려움을 겪자 이례적인 이벤트를 열며 고객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달 동안 제네시스 릴레이 시승회를 열었다.
이번 시승회는 주요 수입차 고객인 의사, 변호사, 교수, 공인회계사 등 전문직 3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투입된 제네시스 50대로 전국 지점으로 신청한 고객들에게 3~4일간 무료 시승기회를 주고 다음 시승자를 시승고객으로부터 직접 추천받는 식이다.
현대차는 전문직 사회 내에서 입소문을 내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으며 2차 시승회를 이달 중순 시작한다. 시승한 고객들이 구매까지 이어지면 50만원 상당의 할인 쿠폰도 준다.
시승이벤트 뿐 아니라 가격 할인 이벤트도 있다. 이달 제네시스를 구입하면 100만원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제네시스를 할인하는 것은 올해 처음이다.
◆ 제네시스, 외산차에 역부족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집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3월 2,339대가 팔린 이후 8%가 줄어 지난달에는 2151대가 팔리는 등 월 판매 2500대를 한 번도 넘기지 못했다.
반면 고객층이 겹치는 수입차 시장에서 수입차들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벤츠 E클래스는 출고대기 물량이 무려 1000대 이상이다. 지난달 베스트셀링 3위에 오른 E300의 경우 최소 2달을 기다려야 하지만 이마저 물량이 달리고 있다.
E300이 6천만원대 모델 중 구매 가치가 가장 높은 게 인기 비결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BMW 뉴5시리즈의 인기도 제네시스에 큰 위협을 주고 있다.
BMW코리아가 4월 출시한 신형 5시리지는 출시 전 이미 계약대수 3천대를 훨씬 넘겼다. 지금 계약하면 올 가을에나 받을 수 있지만 역시 공급이 달려 언제 차를 받을지 기약할 수 없는 정도다.
◆ 중저가 모델도 쉽지 않아
하지만 고급차뿐만 아니라 중저가 모델의 상황도 녹녹치 않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기아차 모델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K7, 스포티지R 등 잇따른 '신차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기아차는 지난달 내수 점유율 31.3%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반면 현대차는 5만5339대를 파는데 그쳐 17개월 만에 내수 점유율 45% 밑으로 떨어졌다.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에게 밀리는 현상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에 뒤쳐지지 않는 성능과 안정성, 뛰어난 애프터서비스망 등을 바탕으로 고객들을 끌어 들이겠다"며 "중소형 시장에서도 하반기 베르나, 아반떼 후속 모델이 출시되면 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