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총수의 계열사 지분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경영권 지배력이 소폭 상승됐다. 그러나 지분율이 2.5%에 머무르는 수준이기 때문에 경영권의 지배력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28일 재벌닷컴이 공기업과 민영화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순위 30대그룹 총수 및 친인척의 계열사 지분율을 5월 말 기준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총수 지분율은 지난해 2.38%에서 올해 2.50%로 0.1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총수를 제외한 친인척(6촌 이내)의 지분율은 지난해 2.54%에서 올해 2.30%로 0.24%포인트가 감소해 오너家 전체 지분율은 지난해 4.92%에서 올해 4.80%로 0.12%포인트가 하락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전체적으로 총수의 지분율이 5%미만이면 경영권의 지배력이 낮다"며 "현재 2.5%수준이면 총수경영 지배력이 현저히 낮은 수치다"고 전했다.
한편 "가족지분율도 4.5%로 낮은 편"이라며 "앞으로 오너의 지분율이 더욱 높아져야만 경영권 안정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총수들의 지분율이 낮은데다가 경영권 승계에서 증여상속세를 적용하면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총수들이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중국, 일본의 경우에는 총수들의 지분율이 높아 경영권이 강화되어 있다. 특히 중국은 총수의 지분율이 50%에 달한다.
정 대표의 말에 따르면 "총수와 일가의 지분율이 25%미만이면 적대적인 M&A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하며 "현재 현대상선이 그 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취약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증권시장 내에서는 지분율이 높은 기업이 낮은 기업과 합병, 유상증자로 제3자 증식을 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 대표는 "기업이 공개된 상황에서 현재 상장사의 주가가 높아 지분확보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상속·증여세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 주식 상속·증여 때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주식을 최고 30% 할증 평가하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이를 폐지하고 독일, 일본 등 선진국처럼 소액주주 주식을 할인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벌닷컴에서 조사한 30대그룹 총수의 계열사 지분율은 총수별로 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계열사 지분율은 지난해 1.85%에서 올해 1.87%로 0.02%포인트 높아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분율도 지난해보다 0.16%포인트 상승한 2.89%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계열사 지분율은 지난해보다 0.18%포인트 상승한 1.44%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지분율은 0.14%포인트 오른 1.25%였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15.29%로 30대그룹 총수 가운데 계열사 지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13.62%),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13.10%) 순으로 지분율이 높았다.
반면 구자홍 LS그룹 회장(0.04%)을 비롯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0.06%),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0.18%),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0.19%),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0.75%)의 계열사 지분율은 모두 1% 미만이었다.
총수를 제외한 친인척(6촌 이내)의 계열사 지분율은 지난해 2.54%에서 올해 2.30%로 0.24%포인트 낮아졌다.
총수를 제외한 친인척의 계열사 지분율 부문에서 허창수 GS그룹 회장 친인척이 13.6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수영 OCI그룹 회장 친인척은 13.09%, 정몽진 KCC그룹 회장 친인척은 9.73%,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친인척은 9.56%,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친인척은 9.07%를 각각 기록했다.
총수를 포함한 재벌가 전체 지분율 부문 1위는 동국제강家(21.57%)였다. 이어 GS家 16.35%, 한진중공업家 16.25%, OCI家 15.40%, 동부家 15.39%, 신세계家 14.08%, 웅진家 14.01%, KCC家 11.15%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