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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자동차 쇄국정책 풀리면…

오바마 美 대통령이 오는 11월까지 한미 FTA 쟁점을 타결 짓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차 업계의 적극적인 시장 공세가 벌써 시작된 것이다.

GM코리아는 신차를 종전 모델보다 싸게 내놓는 전략이 먹히면서 올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61%나 늘었고 하반기에도 3가지 모델을 새로 선 보일 계획이다.

포드 역시 올 상반기 간판 차종인 뉴토러스를 국산 동급차보다 싼 4천만원 안팎에 1200 대 넘게 팔았다. 미국차로는 이례적으로 상반기 수입차 판매 5위에 올랐다.

내년부터 한미FTA가 발효되면 8%의 수입 관세가 없어져 우리나라에서 미국차 가격을 수백만원 더 떨어뜨릴 요인이 생긴다.

미국은 나아가, 한-미 FTA의 의회 비준 조건으로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 측의 추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차는 훨씬 유리해진 여건에서 상대적으로 싼 가격을 무기로, 대형차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커졌다.

FTA 비준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유럽과 일본 뿐 아니라 미국차의 공세에도 대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그 동안 쇄국정책(?)으로 내수시장 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신차를 빌미로 가격을 올려 노조의 주머니를 챙겨주고 국내소비자들에게 가격 부담을 전가해 온 국산차 업체는 지금까지의 내수와 수출 차별하는 영업으로는 절대로 수입차의 시장확대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국내 소비자를 위한 정책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내수시장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다. 국산차업체의 반성과 변화를 기대해 본다.

글ㅣ증권부 박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