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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최대 규모의 유통단지 가든파이브가 개점한 지 한 달 반이 지났다.
지난 2008년 12월 준공이후 4차례 오픈 지연 끝에 1년 5개월간의 장기표를 마쳤다. 그 동안 개방을 놓고 우열곡절이 많았다.
그러나 개방 이후에도 가든파이브에 관한 문제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든파이브는 서울시와 SH공사가 총 예산 1조3000억원을 들여 조성한 동남권 최대 종합유통단지이자 문화 복합생활공간이다.
연면적 82만300㎡, 총 점포수는 8360개에 달해 연면적 11만9000㎡의 삼성동 코엑스몰과 37만3000㎡의 왕십리 비트플렉스 등 서울지역의 다른 대형 종합상가들과 비교하면 최대 유통규모를 자랑한다.
당초 초역세권 입지, 인근의 주건단지와 법조타운 등의 개발호재로 인해 대형 중심상권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청계천 이주 상인들과 SH공사간의 분양가를 놓고 분쟁이 일어났고 경기침체로 인한 입점률 저조로 개장이 4차례나 연기돼 1년 5개월 동안 개방이 연기되는 표류생활을 했다.
지난 2004년 청계천 복원 공사로 인근 상인들은 30년 넘게 지켜온 상권 자리를 내주고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2006년부터 '동대문 디자인플라자&파크' 공사로 인해 청계천 이주 상인들은 다시 짐을 꾸리고 상권을 다시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서울시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가든파이브를 준공해 청계천 이주 상인들에게 자리를 잡고 장사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하지만 가든파이브가 지어지는 동안 서울시가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종로·청계천 일대 상가를 철거하면서 상인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몇몇 상인들은 구로 중앙유통상가로 이사를 갔고, 아예 장사에서 손을 뗀 업주들도 생겨났다. 상인들에게 대안을 내놓겠다던 서울시가 오히려 상인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가든파이브 마저도 진통을 겪고 있어 향후 극복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SH공사 측은 그동안 청계천 상인들을 대상으로 6차례나 특별 분양을 실시했지만 여전히 분양가 높다는 등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입주를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가든파이브가 여전히 입점률이 저조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가든파이브에 둥지를 튼 청계천 입주 상인은 이주 대상자 6097명 중 143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이주 대상자 중의 23.5%에 불과하다.
에스컬레이터 주변으로 자리 잡는 점포 일부는 상인들이 들어섰지만 일부 점포들은 텅 빈 곳이 많고 낮 시간임에도 일부 매장 내부에는 불이 꺼져있는 곳도 있어 상권 침체가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청계천 이주 상인들의 대거 입주를 성사시키지 못했고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면서 빈 점포가 버젓이 보이고 있다.
상가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계천 상인들의 외면으로 중소형 점포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대형 업체 유치가 근본적인 입점률 문제 해결에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건물 규모가 크고 점포수가 많다보니 매장의 통로가 미로처럼 복잡하게 이뤄져 고객들이 쇼핑을 하는데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안규호 전 청계상인연합회 회장은 “서울시에 속았다. 상인에게는 냉담하고 기업에는 관대한 서울시가 야속하다”며 “지금 공짜로 가라고 해도 별 수 없는 신세이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청계천 상인들의 문제에 대해 “이젠 신뢰와 불안감의 문제가 됐다. 처음 이야기한 분양가(7000만원)보다 2배 이상(1억7000만원) 오른 분양가에 들어올 상인들이 많지 않다”며 “가든파이브가의 외형적 가치 못지않게 정작 중요한 사안은 전문상가 상인들의 영업수익 보전을 위해 운영 주체 측의 노력과 관리가 세밀하게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방 이후에도 진통을 겪고 있는 가든파이브가 청계천 영세 상인들과의 분양가 문제와 텅 빈 점포를 놓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큰 숙제로 남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