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후반의 안정세 이어질 듯
지난주 코스피는 IT, 자동차의 저가 매수세와 미국의 경기둔화 완화조짐으로 한때 1700선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안정세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시장의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경기적인 요인이 시장을 누를 수 있는 반면 양호한 실적이나 풍부한 유동성은 시장을 떠받치는 구도로, 이는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둘 사이의 무게가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경기회복 모멘텀의 둔화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라면 기업실적과 유동성이 경기 리스크를 압도하는 양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병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나타난 지난주 증시의 긍정적 움직임에 주목했다. 조 연구원은 "악재로 작용할 만한 대외변수가 드문 상황에서 대형주가 상승을 주도했으며, 거래대금의 증가도 수반되고 있다"며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한동안 이어오던 IT업종에 대한 집중 매도세를 일단락지은 모습이고, 선물시장에서도 대규모 순매수를 보이면서 베이시스 개선과 매수차익거래가 나타나는 부수적인 효과도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외국인이 현물 포지션을 공격적으로 구축하기 보다는 선물을 이용한 단기 트레이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빠른 반등 덕에 전고점과의 이격이 크지 않아 단기적으로 가격적인 부담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부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부담일 뿐 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며, 상승세의 지속과 함께 외국인의 매수세도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위험자산 증시로 투자↑, 유럽보다 중국시장 주도
최근 국내증시는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경감되었다는 부분이 반등의 주된 근거로 작용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확실한 모멘텀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조병현 연구원은 그럼에도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근거로 코스피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대외 변수들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코스피와 같이 위험 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는 각종 국제 상품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스피와 역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 안전자산 선호도를 보여주는 변수들은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로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특징으로 하는 금융상품인 MMF와 미 국채, 금 등 대표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 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선호에 대한 관심이 희박해지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는 대상의 매력이 부각되는 구간이라면 코스피만 괴리되어 약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못하다"며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유지되고, 안전자산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코스피의 방향성은 기본적으로 우상향을 기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세계증시도 7월초 이후의 반등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7월초~8월초 세계증시 반등의 특징으로 남유럽 위기 이후 유럽시장의 상대적으로 강한 반등, 긴축에 대한 우려로 4월 이후 가장 큰 조정 폭을 기록했던 중국시장의 반등, 그리고 상품시장의 반등과 에너지, 소재, 산업재 섹터의 상대적인 강세로 정리했다.
그는 "유럽 시장의 경우 재정문제가 다시 위기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여전히 CDS 프리미엄 등 신용관련 지표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재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세계 시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해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 "반면, 중국의 경우 최근 긴축기조의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여기에 상품시장의 강세가 다시 본격화 할 경우 중국의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는 보다 설득력을 높이면서 시장에 반영되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크지 않은 움직임 속에 수혜주 찾기
국내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흐름을 충실하게 반영해가고 있다. 중국의 상대적인 강세는 에너지, 소재, 산업재 섹터의 상대적 강세로 반영되고 있으며, 더블딥 우려가 해소된 점은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가 재개되는 형태로 반영되고 있다. 따라서 8월, 남은 기간에도 중국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국내증시의 상대적인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에 한국과 EU의 FTA 조기 비준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관련 수혜주들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질 전망이다.
이영원 수석연구위원은 한-EU FTA는 EU가 한국의 두 번째 무역 상대국이며 최대 무역 흑자 대상국이라는 점에서 FTA체결에 따른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며 "협정의 내용에 따라 품목별로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품목에서 3, 5, 7년 내 점진적인 관세철폐까지 품목별로 다양한 과정을 밟게 되며 이에 따른 수출과 수입의 증가로 업종별로 상이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업종은 정유, 화학, 자동차, TV/디스플레이, 섬유/의류 등을 꼽고, 다소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업종은 의약, 화장품 등을 꼽았다.
최근 외국인들의 IT, 자동차 매도가 이어졌으나 지난 주 증시는 저가매수로 오히려 증시 회복을 도왔다. 그러나 이승우 연구위원은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의 탄력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지 여부에는 조금 신중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업종은 경기 리스크에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국내 내수주와 중국 관련 수출주 등에 집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기존 의견을 유지했다.
이 연구위원은 "전고점과 마디 지수대의 기술적 저항이 있을 수 있으며,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 경제지표들로 인해 시장을 받치는 실적과 유동성은 잠시 힘이 약해질 것"이라며 "시장의 움직임이 지난주처럼 활발히 움직이지는 않고 소강 양상을 보일 전망이어서 좁은 밴드를 가정한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