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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페루 FTA 타결…조기발효 관건

우리나라와 페루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1년5개월만에 전격 타결됐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마틴 페레즈(Martin Perez) 페루 통상관광부장관은 지난 3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한·페루 통상장관회담을 통해 FTA 협상을 타결하고, 페루 대통령궁에서 알란 가르시아(Alan Garcia) 페루 대통령 임석하에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회담에 앞서 양측 실무대표단은 29·30일 양일간 한·페루 FTA 제5차 협상을 열고, 양국 경제·통상의 제반 분야 총 25개 챕터(chapter)를 망라하는 FTA에 합의했다.

자동차, 전자 등 산업계 전반에서는 이번 FTA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31일 박종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리마 KBC 센터장은 "현지 진출 업체들이 FTA 체결로 한국 브랜드의 이미지가 크게 높아지고, 이는 중장기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협정 발효 즉시 관세가 없어져 대형차 판매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도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하고, 현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FTA 발효시 페루 측이 9%의 높은 관세를 유지해 온 자동차, 컬러TV, 의약품 등의 對페루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속한 발효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송송이 한국무역협회 무역통상실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의 페루시장 최대 경쟁자는 9월 FTA 타결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이다"며 "우리의 페루시장 선점효과 제고를 위해 FTA가 신속히 발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부는 우리 업계의 중남미 진출 확대를 가속화하기 위해 현재 협상중인 콜롬비아, 메르코수르 등과의 FTA 협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업계에서는 해당 수출 품목이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점검하고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한편, FTA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양국은 이번에 타결한 협정문에 대해 법률검토작업(legal scrubbing)을 거쳐 최종 협정문을 확정하게 된다. 양측은 오는 11월경 협정문에 가서명(initialling)하고, 이후 협정문 전문을 공개키로 합의했다.

또한 양국은 협정문 정식 서명 및 발효 등 후속절차도 조식히 진행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양측 법률검토팀이 31일부터 9월3일까지 페루 리마 통상관광부에서 제1차 법률검토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우리 측에서 홍승인 외교부 FTA 무역규범과장 등 8명, 페루 측에서는 사라 로사디오(Sara Rosadio) 페루 통상관광부 수석 법률 자문관 등 6명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