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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10년내 현대건설에 10조원 투입키로…국내 건설업계 비상

19일,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이 향후 10년내 현대건설에 10조원을 투입해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건설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현대건설 매각입찰 참여 의사를 밝힌 뒤 처음으로 현대건설의 발전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여기엔 현대건설을 ‘글로벌 종합엔지니어링 선도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인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그룹의 미래 3대 핵심 성장축은 자동차-철강-건설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시장 개척, 사업모델 고도화, 고부가가치상품 확대를 통해 현대건설을 세계적 엔지니어링 업체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0년까지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체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재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이 실제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하여 막강한 자금력을 투입하면 현재 시공능력평가 1위인 현대건설의 독주체제가 더욱 확고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현대차그룹과 현대건설의 시너지 효과를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다면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격이 된다"며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경각심을 나타냈다.

또한 주택사업 부문에도 건설업체들은 초긴장을 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 건설회사의 주택사업담당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워크아웃 등을 거치면서 브랜드 가치를 따지는 재개발, 재건축 시장에서 크게 각광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인수가 확정된다면 도시재정비 사업 수주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아울러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는 현대차그룹과 손을 잡고 뛰어난 실적을 거둘 경우 국내 건설업계 전반의 이미지가 향상되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내 대형 건설사의 한 임원은 “현대차가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분명 현대건설이 도움이 될 것이다”며 “현대건설 또한 덩달아 인지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미래 ‘3대 성장축 완성’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와 육성을 통해 기존 자동차 및 철강 부문에 종합엔지니어링을 신성장 부문으로 삼아 그룹의 3대 핵심 성장축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녹생성장과 연관이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즉 자동차 분야에서는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친환경차 개발, 철강 분야에선 밀폐형 원료처리시스템 등 친환경화, 종합엔지니어링 분야에선 그린시티 및 원전사업 등을 확보해 ‘에코 밸류 체인(Eco Value Chain)’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