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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탓으로 날아가버린 올해 보험료 인하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올 여름 계속된 폭우로 인해 약 2만대에 달하는 자동차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1만대가 넘는 차들이 손보사에 가입, 손보사들이 막대한 보험료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여 금감원이 추진했던 올해 하반기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에 총 1만1천362대의 자동차 침수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종전 최고기록인 지난해 9월(1만1천198대)을 웃도는 수치다.

금감원의 통계는 자기 차량 손해 담보에 가입한 차량만 대상으로 파악된 것이어서, 국내 자차 담보 가입률이 56%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 침수피해는 거의 2만대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한 지난 7월 13개 주요 손보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6%로 전달의 73.3%보다 4.3% 포인트가 상승했다. 이는 6개월 만에 최대치다.

침수 피해 금액 또한 사상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에 신고된 피해금액만 801억2천600만원으로, 지난해 9월 356억6천500만원의 배를 훌쩍 넘었다. 자동차 1대당 피해금액도 705만원으로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폭우로 인해 차량 대부분이 물에 잠겨버린 탓에 수리하는 것보다 폐차하는 게 나을 정도의 심각한 피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외제차를 비롯 고급 승용차가 많은 강남 지역의 피해가 컸던 것이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7월 집중 폭우로 인해 손보사의 피해가 사상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자 올해 하반기에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타진하려던 금감원의 계획은 수포가 됐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손해율이 70%대 초반으로 안정되자 오는 9~10월까지 추이를 지켜보고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하 여력을 타진할 계획이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되고 있어 보험료를 인하할 요인을 찾고 있었으나 올해 여름 폭우 때문에 침수 피해가 워낙 커서 연말까지 손해율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