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최근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판결 이후, 일부에서 대주주 적격성을 상실한 론스타에 10% 한도초과 보유주식 매각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일 경우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전성인 교수(홍익대)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외국계자본의 국내은행 지배 관련 공청회에서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에 대한 비금융주력자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채 론스타의 유죄판결을 이유로 10% 초과 지분에 대해 매각명령을 내리는 것은 위법한 처분이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리나라 은행법이 비금융주력자와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경우에 대해 소유한도와 시정조치를 명확하게 구분해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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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법상 소유한도 규제와 시정조치 요약 |
론스타는 2003년 9월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자를 주장하면서 은행법 제15조에 따라 외환은행 주식 초과보유 승인을 신청, 예외승인을 받았다.
따라서 론스타는 위의 표에서 우하단 영역에 해당한다. 주식을 계속 초과보유하기 위해서는 매 반년마다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자 유지 및 은행법 시행령 [별표 1]의 요건을 지속적으로 충족했음을 심사과정에서 입증해야 한다.
문제는 금융감독위원회(現 금융위원회)가 매 반년마다 의무적으로 하도록 되어있는 동태적 적격성 심사를 2007년 3월 이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에서야 한차례 심사했지만, 지난달 했어야 할 심사는 아직 하지않은 상태다.
론스타는 2003년 당시는 물론 그 이후 계속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자의 요건을 유지해야 한다. 만일 당시 비금융주력자였거나 사후 비금융주력자가 된 경우, 은행법 제15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은행법 제16조의2 등 비금융주력자에 대한 별도의 조항을 적용받는다. 이를 위반한 것으로 판명나는 경우, 의결권 제한과 자발적으로 한도에 적합할 의무 등을 부과한 은행법 제16조가 적용된다.
일부에서는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판결로 은행법 시행령 [별표 1] 제1호 마목의 요건을 위반, 한도초과보유주주의 주식 처분에 관한 제16조의4 제4항 및 제5항을 적용받으므로 강제매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별표 1]은 은행법 시행령 제5조를 받은 것이고, 이 시행령은 은행법 제15조의 요건을 구체화한 것이다. 또 은행법 제15조는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자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조항이라는 것이 전성인 교수의 설명이다.
◆ 론스타, 2010년말 현재 비금융주력자
지난 5월 론스타의 동일인이 일본의 산업자본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등장하면서,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론스타 펀드 IV를 포함한 론스타의 특수관계인은 Pacific Golf Management(PGM) 라는 골프장 관리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PGM은 론스타의 동일인이며 비금융회사다. 론스타 펀드 IV는 골프장 관리회사의 중간 지주회사격인 Lone Star Global Holdings, Ltd의 주식을 론스타 펀드 III 및 V와 함께 각각 33.33%씩 지배하고, 이 중간 지주회사는 두 단계의 고리를 거쳐 PGM을 지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10년말 현재 PGM의 자산 총액은 약 2600억엔(약 3조7000억원)으로, 이 회사를 포함할 경우 론스타의 동일인 중 비금융회사인 자의 자산합계는 2조원을 초과하므로 론스타는 자산 기준에 의한 비금융주력자에 해당된다.
전성인 교수는 2010년말 현재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라고 판단하고, 비금융주력자에게 적용되는 은행법 제16조의2의 보유한도 위반상태로 제16조에 따른 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론스타의 2010년말 현재 4% 초과 의결권이 즉시 제한되고, 즉시 한도에 적합하도록 할 의무가 생긴다.
또한 지난 3월말 외환은행 주주총회가 중대한 하자 속에서 치러진 것이 된다. 때문에 이미 의결권부존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특히, 금융위는 당장이라도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4% 초과보유 주식에 대해 주식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단,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유죄판결 여부는 론스타의 한도초과 주식보유와 무관해진다.
지난 3월 금융위의 적격성 심사와 관련해서도, 론스타는 이 사실을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은행법 제69조 제1항 제4호 위반으로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전 교수는 "2005년 이후부터 론스타와 일본 골프장간의 지배관계가 형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최초 취득한 2003년 9월부터 현재까지 론스타의 동일인에 대해 비금융주력자 판단과 관련한 자료 일체를 제출하도록 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0% 초과지분 매각명령, 외환은행 더 망가뜨린다
금융위가 론스타의 유죄판결을 이유로 10% 초과지분에 대해 매각명령을 내리는 것은 위법한 처분이라는 것이 전성인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언론에 보도되는 매각 명령은 은행법 제16조의4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한도를 위반한 비금융주력자에게는 은행법 제16조가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매각명령의 경우 10% 초과에 대해 적용되고, 론스타는 계속 외환은행의 최대주주로 존속하게 된다"며 "의결권 제한 효과도 발동시점에 발생해 지난 3월말 주주총회를 유효한 것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임을 확인하고 주식처분 명령을 내릴 경우 론스타의 한도는 4%가 되어 수출입은행, 한국은행에 뒤이은 제3대 주주로 전락하게 된다.
특히, 의결권 제한은 비금융주력자가 된 시점에서 발생하며 매각명령의 발동 시점과 무관하게 되어 주주총회 결의의 유효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성인 교수는 "법적용의 오류에 기인한 위법한 매각명령은 자칫 외환은행의 기업가치를 훼손시키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중간배당 결정에서 보듯, 론스타는 감독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의 유지보다는 고율의 배당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올바른 법적용을 통해 론스타를 제3대 주주로 만드는 대신 제1대 주주로 존속시켜 외환은행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기업가치 훼손을 사실상 방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