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윤식 기자]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취임하면서 애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그가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나면서 애플은 잡스가 지휘봉을 잡았을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쿡 CEO가 잡스와는 다른 기업 철학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쿡은 조직을 개편하고 보고 체계를 손질했으며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기부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회사의 현금성 자산에 대한 활용에서도 잡스와는 다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쿡은 독립적으로 운영됐던 교육 사업 조직을 개편해 판매와 마케팅 부문으로 분리했으며, 이들 조직을 연관 부서와 통합시켜 조직을 효율화했다.
쿡은 또 제품 마케팅을 총괄하는 필 쉴러 수석 부사장과 존 브랜든 판매채널 부사장의 책임을 강화했다. 부사장이었던 에디 큐는 인터넷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책임지는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쉴러 수석 부사장은 종전까지 쿡이 받았던 교육 부문의 보고를 받게 됐다. 브랜든 부사장은 쿡과 수년 동안 가깝게 일했던 인물이다. 조직 개편과 인사로 측근의 입지를 강화하고 권한을 나눠주는 방법으로 자신의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선적이고 비밀주의를 선호했던 잡스 때와 달리 임직원과의 소통은 강화됐다. 쿡은 임직원들을 팀(Team)으로 부르며 이메일을 통해 인사와 행사 계획 등 회사가 돌아가는 상황을 직원들에게 알리고 있다.
기부에 부정적이었던 잡스와는 대조적으로 쿡은 자선 기부 프로그램을 도입해 연간 1만 달러 안의 범위에서 직원들이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면 회사도 같은 금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애플이 가진 816억 달러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의 쓰임새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잡스는 자사주 매입 등에 반대했지만, 쿡은 현금성 자산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애플 관계자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