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이탈리아와 그리스, 프랑스 등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되며 코스피가 1,830선으로 뒷걸음질했다. 유로존 위기 해결을 놓고 독일과 프랑스 간 이견이 일어난 것도 투자 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18일 코스피는 37.50포인트(2.00%) 하락한 1,839.17에 장을 마감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지수는 장중1850선까지 낙폭을 줄였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를 지속해 1,830선에서 장을 마쳤다.
스페인이 전날 발행한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7%를 넘어서면서 구제금융 마지노선인 7%(6,975%)에 육박했다.
유로존 핵심국가인 프랑스 국채 10년물도 독일 국채와의 금리 격차를 2.00%포인트로 확대했다. 또 2년물, 3년물, 5년물 등 총 69억8천만유로어치의 국채를 매각했는데, 5년물 발행금리는 2.82%로 지난달의 2.31%에 비해 0.5% 포인트 이상 크게 올랐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7.05%를 기록하며 `위험선'인 7%를 유지했다. 이탈리아는 내년 2~4월 매월 400억~600억유로의 대규모 국채 만기도래가 예정돼 있어 지금처럼 높은 금리가 지속된다면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신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이탈리아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으며, 유로존이 붕괴할 경우 유럽연합(EU)의 존립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발언해 시장의 우려를 크게 증폭시켰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이탈리아가 이미 경기 침체에 빠졌을 수 있다면서 시장 접근에 실패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들 국가는 앞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위기 해결 방안을 둘러싼 독일과 프랑스의 불협화음도 우려를 부추겼다.
프랑스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오면서 각국의 긴축 이행을 우선시하는 독일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원활한 공조체제를 구축해가는 듯하던 독일과 프랑스가 이견을 노출하면서 재정위기 해결 전망을 어둡게 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4천161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도 1천69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에 개인은 6천25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거래에서 대량 매물이 나오면서 6천623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비금속광물(0.11%)을 제외한 모든 업종지수가 하락했다. 특히 서비스업(-3.00%)의 낙폭이 가장 컸다. 철강금속(-2.88%)과 건설업(-2.77%)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LG화학(-5.49%), SK이노베이션(-3.97%), S-Oil(-2.95%) 등 화학주들이 강한 내림세를 보였다. 포스코(-2.81%), 현대차(-2.21%)도 내렸다.
삼성전자는 1.73% 떨어졌지만 LG전자(2.44%), 하이닉스(0.43%) 등 대형 IT주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3.45포인트(0.68%) 하락한 503.09를 나타냈다. 장중 500선을 밑돌았으나 장 후반 기관의 매수 규모가 확대되면서 낙폭을 축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8.20원 오른 1,138.9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