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관리자산이 2조4000억달러로 세계의 1.3%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금융권 관리자산의 2/3가 은행에 편중되어 있어, 향후 보험·연금 부문의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 세계 금융권 관리자산, 180조8000억달러로 사상최대
30일 삼성생명 보험금융연구소의 '세계 금융자산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말 기준 세계 금융권 관리자산은 180조8000억달러로 세계 GDP 62조9000억달러의 2.9배 수준이다. 1990년대 이후 실물경제 성장보다 높은 성장을 이어오다 2008년 금융위기로 자산이 감소했지만, 2009년 이후 성장을 이뤄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금융권 자산규모는 은행(102조달러), 연금(30조달러), 펀드(25조달러), 보험(25조달러) 순이며, 2000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은행(10.4%), 보험(9.3%), 펀드(7.6%), 연금(6.7%) 순이었다. 주택가격 급등, 금융혁신 확산, 금융 세계화 등으로 인해 은행권을 중심으로 신용팽창이 가속화된 결과다.
특히 파생상품 시장은 1990년 6조달러에서 2010년 668조달러로 과열팽창을 나타내면서, 금융위기를 심화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 한국 금융 관리자산은 2조4000억달러
세계 금융권 관리자산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40조6000억달러로 22.5%를 차지했고, 일본은 16조9000억달러로 9.3%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조4000억달러로 세계 금융 관리자산의 1.3%에 그쳤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원화가치 하락, 중국 등 신흥국 부상 등에 따라 2006년 이후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 금융사가 글로벌 금융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리자산 2조4000억달러를 분야별로 보면 은행 비중이 미국(28.9%), 일본(59.1%)에 비해 매우 높은 67.2%로 나타나 은행 편중 현상이 심했다.
반면 보험·연금 비중은 21.7%로 미국(42.0%), 일본(36.3%)에 비해 상당히 낮아,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연금 비중은 1.7%로 미국(25.8%)은 커녕 세계(13.7%)와 비교할 때 크게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보고서는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던 과도한 금융화 현상은 확산 속도에 제동이 걸렸지만 여전히 금융시장의 불안정 요인으로 잠복해 있으며, 금융 세계화 흐름도 위축될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뮤추얼펀드, 연기금, 사모펀드 등을 통한 펀드화 현상은 장기 성장세가 이어지겠지만 금융시장 불안으로 성장경로는 다소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돈 보험금융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한국의 경우 미국, 일본 등에 비해 금융권 관리자산의 은행 편중이 과도한 반면 보험·연금·펀드 비중은 현저히 낮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