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시중은행들이 내년부터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줄줄이 인하한다.
이는 중소기업 연체율이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높아져 `연체대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금리의 전반적인 인하 방안을 추진중에 있다.
우리 은행의 경우 타 은행과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수준을 비교·분석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는 대로 대출금리 인하 폭과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유망 중소기업과 장기 거래기업의 대출금리를 다음달 0.5%포인트에서 최대 1%포인트까지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은행 관계자는 "녹색성장, 환경 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성장기업이 지원 대상이며, 오랜 기간 거래한 기업의 대출금리도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경우는 내년 2월께 기존 상품보다 저렴한 대출금리의 중소기업 대출상품을 내놓는다.
이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과 만기 도래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원활한 대출 상환이 이뤄지고 중소기업에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협도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낮추는 한편 올해 2조원대인 중소기업 대출 규모를 내년 3조 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키로 정했다. 농협은 농식품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내년 1월부터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공적 금융기관들도 중소기업 지원에 협력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에 맞춰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내년에 적용할 방침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올해 말 38조 8000억원인 중소기업 보증 규모를 내년엔 최대 40조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보증 규모가 커지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도 확대된다.
이 같은 은행들의 인하 방침은 그동안 금융기관들이 경기가 좋을 때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렸다가 불황이 되면 빌려준 돈을 서둘러 회수하는 바람에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흑자 도산하는 사례가 빈번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10월 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83%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말(1.7%)보다 높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의 대규모 연체 사태가 생기면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한다는 점에서 상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는 `윈-윈(Win-Win) 전략'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