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삼성전자가 삼성LED 흡수 합병, 소니와의 합작사업 정리 등 부품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면서 27일 장중에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66% 오른 107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108만원까지 상승하며 지난 12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08만4천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LED 지분 5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기는 보유 지분을 넘기고 삼성전자 주식 26만9천867주를 받기로 했다. 처분 금액은 2천83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삼성LED를 2012년 4월 1일 합병(합병비율 0.0134934)할 예정이다.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동부증권, 교보증권 등은 이번 처분 금액이 지나치게 낮다며 `헐값 매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3분기 기준 삼성LED의 연결자산총액 1조6천억원, 순자산가액 5천514억원을 고려해 삼성전기의 지분에 대한 가치를 5천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처분 금액은 2천만원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동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올해 3분기 기준 삼성LED의 연결 자산 총액은 1조6000억원이고 회계법인이 평가한 순자산가액은 5514억원인데 실제 삼성전기의 처분 규모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미 시장에서는 삼성LED가 삼성전자에 흡수합병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지만 처분가액은 다소 충격적이다. 삼성그룹이 `전자'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KDB대우증권 박원재 연구원은 "삼성LED의 가치는 외부 평가기관의 평가를 통해 적정하게 산정됐으나 상대가치 평가를 위한 유사회사 선정은 국내 LED 업체들의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이러한 논란은 반대로 삼성전자에 지분가치 산정이 그만큼 유리하다는 의미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LED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급성장이 예상되는 LED 조명시장에서도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삼성LED 흡수합병과 함께 소니와의 LCD 패널 사업도 정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소니와 합작해 설립한 패널 합작사 S-LCD의 소니 보유한 지분 3억2천999만여주를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대신 소니에 LCD 패널을 공급하는 새로운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로써 최근 LCD 패널 시장 부진과 TV 사업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교보증권 구자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S-LCD 지분과 삼성LED 인수를 통해 부품부문의 시너지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사업통합과 인수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는 오라클을 제치고 세계 정보기술(IT) 업계 시가총액 5위까지 오른 삼성전자의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목표가를 142만원으로 제시한 키움증권 김성인 연구원은 "부품 부문 통합으로 효율성과 유연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유리해졌다"라며 "내년에는 휴대폰, 반도체 등 전 부문 여건이 양호해 올해보다 더 좋은 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기는 삼성LED 지분 매각 금액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는 증권사의 분석으로 급락했다.
이날 삼성전기는 전날보다 6.81% 급락한 8만7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 8월19일(-9.91%) 이후 최대다. 거래량은 200만주에 육박하며 전일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었다.
KDB대우증권은 삼성전기에 대해 삼성LED 지분 매각은 단기적인 현금유입 효과로 긍정적일 수 있으나 매각 지분 산정가치의 적정성 여부는 부정적이라면서 목표주가를 11만50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투자증권 김해용 연구원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삼성LED 처분 금액에 대한 실망감이 단기적으로 삼성전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