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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4000여곳 "비양심기업 농심과 전면전"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중소형 상인들의 피 빨아 대형마트 살찌우고, 정부 핑계대며 자기네 마진 챙겨갈 꼼수만 부리고 있다. 미꾸라지 농심이 만든 신라면이 죽는 날이 우리 중소상인 활짝 웃는 날이다"

중소형 상인들, 이른바 '동네 슈퍼'들이 라면류 가격을 형평성에 어긋나게 올렸다며 농심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전국 슈퍼마켓 상인 2만여명이 가입되어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좋은 슈퍼 만들기 운동본부'는 3일 "4000여개점 중소형상인들이 농심 제품 치우고 안팔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선 구랍 28일, 지난 1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농심 상품 치우고 안팔기' 운동을 진행키로 했던바 있다.

농심은 지난 11월 라면류 소비자가격을 50원 올리기로 했는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원가인 공장도가격을 98원가량 인상한 것이다.

업주 A씨는 "신라면의 소비자가격이 7.1% 올랐는데 매입가는 12.2%나 올랐다. 안성탕면은 소비자가가 6% 밖에 안 올랐지만 매입가는 13.9% (올랐)다"며 "당장 눈에 보이는 소비자가격은 정부의 눈치가 보이니 7%대 물가상승률에 맞췄지만, 나머지 올리고 싶었던 부분은 상인들한테서 다 받아가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농심 측이 일부 매장에 대해 단가 조정을 해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덮으려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업주 B씨는 "농심이 해명한 대로 정부가 가격을 지정해준 것이고 대리점들이 마진을 과도하게 올린 것이 문제라면 왜 이런 얘기(일부 단가조정)가 나오느냐"고 반문했다.

좋은 슈퍼 만들기 운동본부 측은 "농심이 초반에는 어느정도 불공정사실을 인정하고, 영업본부장이 우리에게 공식적인 입장을 문서로 주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자 농심은 우리가 언론플레이를 해서 기자들의 취재가 시작돼 입장을 표명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며 이메일을 통해 농심 측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