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들이 같이 살고 있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생각입니다. 사회적 공헌이 자선사업이라는 생각보다 기업 또한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기업시민정신으로 가치추구에 있어서 체계적인 사회공헌이 앞으로도 확대돼야 합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한국선진화포럼 홍보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재고가 이뤄져야 하는 시기이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단순하게 일회성의 자선사업 성격으로 이뤄져서는 안 되고, 사회공동체를 함께 끌고 나가는 구성원에 대한 기여로서 시작돼야 함을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보통 이윤 극대화와 사회적 책임을 별개의 것으로 설명하지만 이는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자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며 단기적인 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이윤 극대화가 아닌, 상생 및 사회의 발전을 통한 기업가치의 극대화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은 영리조직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기업이 되어야 한다"며 "사회공헌은 기업들이 해야만 하는 책임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의 개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재정정책과 조세정책 등으로 분위기를 조성할 수는 있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세금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김승유 회장은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년사를 통해서는 그 방향으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기업의 수익을 추구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기업의 공유가치 창출)를 제시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단순한 평판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달리, CSV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사회와의 공동가치 창출에 기반을 두면서도 기업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는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즉,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기업의 핵심역량이나 경쟁력이 보다 강화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동시에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승유 회장은 "단순히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시류에 영합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하나금융그룹은 고객과 시장을 최우선으로 하여 성장해왔으며, 이러한 정신적 가치가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로 좀 더 확대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지속경영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의 사회적 책임 활성화가 세상을 변화시키지는 않겠지만 다른기업들의 정책변화 동인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