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의 증권 수수료의 체계가 전면적으로 개편, 이르면 상반기에 현재보다 수수료가 10% 이상 인하된다.
20일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금융투자업계와 감사원 등에 따르면, 수수료에 비용원가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해 거래대금에 일정 요율을 곱하는 기존 정률식 대신 거래규모 구간별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이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거래소와 예탁원은 이를 통해 증권사와 선물회사 등에 부과하는 증권거래 수수료를 현재 수준보다 10% 이상 인하해 최종적으로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도 낮춘다는 방침이다. 증권거래 수수료가 인하되면 현·선물 거래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도 낮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증권거래수수료 체계는 증권거래 규모에 관계없이 정해진 수수료율을 곱해 징수하는 방식이어서 거래금액에 비례해 기계적으로 수수료가 늘어나 거래소와 예탁원의 이익이 과도할 정도로 불어날 수 있어 이런 구조가 투자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감사원에게서 받았었다.
감사원은 2010년 증권거래제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 등에서 투자자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 연간 징수한도를 정해야 한다고 거듭해서 지적해왔다. 아울러 거래소와 예탁원이 2010년 1월 수수료를 인하했는데도 증권 투자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위탁수수료는 오히려 높아져 증권사만 혜택을 본 사례가 일부 확인됐다며 금융위원회에 위탁수수료 인하방안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감사원은 거래소와 예탁원에 최저보장 영업이익률과 영업외 이익, 이익잉여금 등을 고려해 과도한 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수준으로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한 지가 2년이 다 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거래소와 예탁원의 거래 수수료 개편과 인하가 계속 늑장대처로 이어진다면 거래소 이사장과 예탁원 사장에 대해 주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제경영컨설팅업체인 올리버와이먼(Oliver Wyman)도 수수료 체계에 원가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 거래소와 예탁원에서는 이런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작년 하반기부터 수수료 개편을 위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들 기관은 이 작업 결과를 토대로 이해 당사자들인 증권사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수수료 개편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