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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상장논란 잊었나'…장물 다툼하는 삼성家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故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이 숨겨놨던 삼성생명 차명주식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자기 것으로 돌려 놓고, 또 그것을 이번에는 삼성생명과 전혀 상관이 없는 재벌가 자식들이 서로 차지하겠다며 상속재산 다툼을 벌이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범 삼성가의 소송 전쟁'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다. 도둑들이 노획한 장물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싸우는 것과 같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 씨와 차녀 이숙희 씨는 동생인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1900억원대의 재산상속분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삼성생명은 2010년 5월 유배당 보험 계약자가 형성한 자산과 이익을 전부 주주 것으로 계상(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을 11만원씩 2억주)해 상장시켜, 22조원의 막대한 시세차익을 봤다.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선대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의 차명 주식 978만1200주를 자기 것이라며 실명 전환했다. 350만주는 삼성자동차 빚을 갚고, 나머지는 그룹을 지배하기 위해 분산시켰다. 특히 324만4800주는 2008년말 삼성특검 수사결과 발표 직후 실명 전환했다.

이에 삼성생명 보험 가입자 2800여명이 2010년 2월 미지급 배당금을 요구하는 공동소송을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성일 금융소비자연맹 삼성생명유배당계약자공동대책위원장은 "삼성생명이 유배당 상품판매 당시 이익이 발생하면 배당을 하겠다는 약속과 유배당 계약은 이익이 발생하면 90%를 계약자에게 배당해야 한다는 당연한 법적 배당 규정을 지키고, 계약자 몫의 자본잉여금과 과거 결손시 손실보전을 주주가 돈을 내지 않고 대부분 계약자 몫의 배당준비금으로 충당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하지만, 삼성생명은 전부 주주의 것으로 해놨다"며 "유배당 계약자들은 부동산 등 장기투자 자산의 구분계리와 배당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삼성생명의 자산 형성에 이건희 재벌가 자식들이 기여한 것은 거의 없다. 전부 계약자들이 형성한 자산으로, 삼성생명의 주인은 계약자들이다"며 "삼성그룹이 진정으로 기업의 양심이 있고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하기를 원한다면, 차명주식을 전부 매각해 원래 주인인 계약자들에게 배당으로 돌려줘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