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13일 열릴 예정인 외환은행 임시주총 의안을 두고, 이사회의 독립성 등 은행 지배구조가 후퇴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선임될 사외이사 중 상당수가 과거 상당기간 하나금융지주 및 계열사의 임원이었거나 윤용로 부회장과 상당기간 같이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인사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관변경안도 상당 부분 하나금융지주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예정이다.
7일 경제개혁연대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등은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독립성이 의심된다며 반대할 것을 권고했고, 정관 변경안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우선 이사회 구성에 있어 독립성이 심히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함에 따라 이사진을 전면교체 할 필요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7명 등 총 9명의 임원 전부를 신규 선임하는 의안이 상정됐다.
사내이사 후보는 윤용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외환은행 임시 대표이사와 장명기 前 외환은행 수석 부행장이며, 사외이사로는 권영준 교수, 김주성 前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Ravi Kumar 교수, 방영민 前 서울보증보험 사장, 한기정 교수, 홍은주 교수 등이 후보로 추천됐다. 이 중 권영준, 방영민, 한기정 후보는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직할 예정이다.
문제는 후보 중 김주성, 방영민, 천진석 등 3명은 사외이사 또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주성 사외이사 후보는 코오롱그룹 부회장, 세종문화회관 사장,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을 지냈고, 1998년 12월부터 2008년 3월까지 하나금융지주 및 계열사의 사외이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천진석 사외이사 후보 또한 하나은행 이사 및 하나증권의 대표이사를 지낸 경력이 있다.
이들은 오랜 기간 하나금융지주 및 계열사 임원을 거친 인사다. 특히 김주성 후보는 정치권의 입김에 많은 영향을 받는 국정원 실장(차관급) 및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거치는 등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성도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방영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는 재경부 및 금감원을 거쳐 금융정보분석원장과 서울보증보험 사장을 지낸 바 있는데, 윤용로 부회장이 재경부 및 금융위에서 근무할 당시 상당 기간 동일한 근무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과거 상당기간 동일한 근무지에서 근무한 경우 친분관계 등으로 말미암아 이사회 내에서 집단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관 변경의 건을 살펴보면, 금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 수행 및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명시하고, 경영협의회 및 사외이사 임기 등을 신설하고, 은행장 선임 절차, 임원보수 승인 범위 및 감사위원회 구성을 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은행장 선임을 기존 이사회 결의에서 하나금융지주의 경영발전보상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 결의로 선임하도록 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간에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경우 외환은행의 이익보다 지주회사의 이해관계에 더 충실할 가능성이 많아지게 되므로 독립성을 크게 저해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에게 돌아올 것이다"며 "기존 보상위원회 및 분기배당제도를 폐지한 것도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직간접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악된 부분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