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정례회의를 갖고 그리스에 대한 1천300억 유로 규모의 제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마친 후 이같이 밝히고 14일 구제금융 프로그램 양해각서에 회원국들과 그리스 정부 대표들이 최종 서명한다고 말했다.
융커 의장은 또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이 이번 주 내에 제공될 예정"이라면서 그리스는 (민간 채권단의 부채 탕감에 이어) "경제를 회생시킬 또 하나의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융커 의장은 특히 2020년 그리스의 공공채무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7%로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유로존은 당초 2020년까지 그리스의 채무 비율을 그리스가 빚을 갚으면서 경제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최저선인 120%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융커 의장은 이에 대해 "민간 채권단의 국채 교환에 의한 채무 탕감액이 늘어난 덕에 채무비율도 낮아질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긴축과 국유자산 매각 등의 약속을 지키더라도, 긴축으로 인한 내수 감소와 실업난 등으로 경제가 침체돼 부채비율을 줄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의 구제금융 최종 결정에 따라 조만간 단계적으로 돈을 받아 3월(59억 유로), 4월(33억 유로), 5월(53억 유로)에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빚을 갚을 수 있게 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일단은 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