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이 7000여명의 대학생 앞에서 당당히 밝힌 성공의 키워드는 바로 '열폭'(열등감 폭발)이었다.
최근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열정樂서'에 김낙회 사장이 등장하자 갑자기 실내 조명이 꺼졌다. 암흑 속에서 김 사장은 "여러분 앞이 캄캄합니까, 세상의 높은 벽이 두렵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강연의 문을 열었다.
김낙회 사장은 형편이 넉넉지 못한 5남매집 장남으로 태어나 재수를 겪고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시절 방황을 겪다 마음을 잡고 기자 시험에 응시했지만 최종면접에서 떨어졌고, 결국 친한 교수의 권유로 1976년 제일기획에 입사했다.
김낙회 사장은 "광고가 뭔지, 광고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몰랐다"며 그 시절을 회상했다.
'광고업'이라는 인식이 없던 당시, 광고인하면 흔히 잡상인 취급을 받고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밖에선 설움인데 안에선 구박까지 받았다. 동료와 선후배로부터 "도대체 잘 하는 게 뭐냐"는 핀잔과 질타에 시달렸다. 자연히 열등감이 싹틀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낙회 사장은 "그럴수록 그 일을 지키고 싶은 '소명의식' 같은게 생겼다"고 고백했다. 잡상인의 '잡(雜)'을 '잡(job)'으로 여기기로 했다. 열등감을 하나씩 깨고 35년 광고 외길을 고집한 끝에, 국내 1위 광고회사의 CEO에 오를 수 있었다.
열등감을 열정의 에너지로 바꾸는 법으로 김낙회 사장이 소개한 키워드는 '끈기와 성실함'이었다.
신입사원 때부터 매일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는 생활 습관을 키웠고, 월급의 10%를 꼬박꼬박 전문지 구독에 쓰며 업무의 전문성과 창의력을 키웠다. 상대를 인정해 동료로 만들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기를 실천하다 보니 어느새 '평범한' 신입사원에서 '특별한' 광고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낙회 사장은 가슴에서 편지를 한 통 꺼내 들었다. "조바심 내지 말고 나만의 오늘을 살라. 여러분의 삶에 열정의 폭발이 일어나갈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읽자 강연장을 가득 메운 7000여 대학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