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미국과 중국 경제지표 호조와 유럽연합(EU) 구제금융 기금 확대, 무디스의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 상향조정 등 대내외 호재가 겹치며 나흘만에 상승했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25포인트(0.76%) 상승한 2,029.2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0.42% 오른 2022.42로 출발한 이후 꾸준히 상승 흐름을 탔다.
미국의 3월 소비자태도지수가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지난해 2월 이후 1년만의 최고치를 경신, 미국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3.1을 기록하며 전달의 51.0보다 크게 개선된 것이 호재가 됐다. 이는 지난해 3월 53.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를 완화시켰다.
여기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이 구제금융기금 규모를 일시적으로 약 8천억 유로로 확대하는 데 합의한 것도 시장의 불안심리를 크게 완화시켰다.
오후 들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조정하면서 투자심리는 더 호전됐다.
투자자별로는 기관이 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은 운수장비, 철강금속, 전기전자 업종 위주로 1천1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145억원, 64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 합쳐 1천30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차익은 1734억원 매도 우위였고, 비차익은 432억원 매수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화학(-0.79%)과 기계(-0.37%), 서비스업(-0.26%), 음식료품(-0.22%), 전기가스(-0.02%)를 제외하고 모두 오른 가운데 의료정밀(2.69%)이 급등한 가운데 은행(1.88%), 운수장비(1.73%), 전기전자(1.49%), 섬유의복(1.48), 금융(1.36%) 등이 많이 올랐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하면서 신한지주(2.06%)와 KB금융(2.78%), 우리금융(3.85%), 기업은행(2.91%)이 2~3% 오르는 등 외국계 매수세가 유입된 은행과 금융주가 상승했다.
종이목재, 철강금속, 제조업, 유통, 건설업 등도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올랐다.
삼성전자가 1.88% 상승하며 나흘 만에 반등했고, 현대차(3.00%), 기아차(2.16%), 현대모비스(2.09%) 등 '현대차 3인방'이 신차 출시 기대감으로 많이 올랐다.
포스코(0.66%), 동국제강(1.15%)과 현대제철(2.45%) 등 철강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삼성중공업(1.32%), 대우조선해양(0.99%), 현대미포조선이 1%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는 등 조선주의 동반 강세 속에서 현대중공업(-0.16%)은 내렸다.
또 LG화학(-0.95%), 삼성생명(-0.81%), SK이노베이션(-0.60%)은 소폭 하락했다.
하이닉스(0.34%)는 일본 D램 업체 엘피다 인수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며 급락 하루 만에 반등했고, 최근 낙폭이 컸던 LG전자는 1.69% 올랐다.
KT&G(-3.11%)와 LG생활건강(-5.50%)도 낙폭이 컸다.
주요 종목별로는 한진해운이 컨테이너선 운임상승 기대감으로 3.8% 올라 사흘만에 반등한 것을 비롯해 현대상선과 대한해운, 흥아해운 등 해운주가 대부분 상승했다.
한국개발금융이 공개매수 첫날 9.6% 오르면서 이틀째 강세를 나타냈고,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최악의 영업 환경에서 벗어나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3.2% 올라 하락 하루 만에 반등했다.
현대백화점이 올 1분기 대형사 중 가장 강한 이익 모멘텀이 예상된다는 분석에 힘입어 2.8% 올랐다.
SK텔레콤(0.72%)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의 모바일 메신저 '틱톡' 운영업체 매스스타트 인수 소식과 이날 롱텀에볼루션(LTE)전국망 개통 소식으로 하락 하루 만에 반등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9종목을 포함해 472개, 하락 종목은 하한가 없이 330개다. 보합은 79개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에 비해 0.43% 오른 521.80을 기록했다.
종목별로 쓰던 번호 그대로 이동통신재판매(MVNO)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소식으로 온세텔레콤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한일사료가 서울우유협동조합과 서울우유사료 생산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예스24가 대권 도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정운찬 전 총리의 동반성장위원장 사퇴 소식에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안철수연구소도 7.33% 급등했다.
다날은 미국 시장 공략 기대감과 카카오톡과의 사업 연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8.1% 올라 사흘째 상승했다.
아이리버는 교육용 로봇 '키봇' 수출 기대감에 8.93%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13종목을 포함해 536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없이 389개다. 보합은 77개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원 하락한 1,127.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