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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칼럼] ETF, 폭락장에 알맞은 '쉬어가는 투자'의 정석

[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최근 증시는 한마디로 ‘불안하다’고 정의할 수 있다. 유럽, 중국, 미국 등 해외 어디서든 악재가 불거질 수 있다. 증시가 언제 급락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다.

반대로 코스피가 꽤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해외 불안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면 급등할 수도 있다. 지금의 증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증시의 방향이 이렇게 불확실할 때는 차분히 때를 기다려도 좋다. 그렇다고 돈을 증권 계좌에 가만히 두면 수익이 거의 없다. 단기채권 ETF는 ‘쉬어가는 투자 국면’에 알맞은 상품이다.

코스피200이 한국을 대표하는 200개 종목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면 단기채권 ETF는 만기가 6개월 미만인 여러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 수익률은 연 3.2∼3.5%다. 비슷한 성격(단기성 대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또 CMA나 MMF 계좌로 옮길 필요 없이 주식계좌에서 바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에 관심이 있는 이들도 많다.

코스피가 1,800∼2,100 구간에 갇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 2,100에 접근할 때 인버스 ETF를, 1,800에 가까우면 레버리지 ETF를 사면 된다. 인버스는 떨어질 때 수익을 내고 레버리지는 오른 폭의 두 배로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이들 ETF는 단기 투자용 상품이다. 코스피가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이 크기 때문에 ‘안전’이라는 ETF의 특성과는 잘 맞지 않는 상품이긴 하다.

증시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기본에 충실한 투자가 정답일 수 있다. ETF의 개념을 가장 잘 살린 상품, 즉 코스피200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ETF를 조금씩 꾸준히 사라는 뜻이다. ‘KODEX200 ETF’에 투자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200개 상장기업이 꾸준히 성장할 때 그 열매를 ETF 투자자가 얻게 된다.

코스피는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 한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한다면 코스피는 장기 상승하게 된다. 코스피가 장기 상승 곡선을 그린다면 요즘처럼 떨어졌을 때 투자해야 수익률이 더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코스피200에 연동된 ETF를 분할 매수하거나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