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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대표체제 의미 '선명야당 기치로 색깔론 넘어 정권쟁취'

[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이해찬 후보가 역전끝에 김한길 후보를 누르고 민주통합당 당대표로 선출됐다. 향후  이해찬 대표 당선을 바란 여론의 의미는 선명 야당의 기치로 여당의 색깔론적 종북광풍을 넘어서 정권을 가져오란 뜻이다.

이해찬 신임 대표는 9일 오후 전당대회가 열린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당 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대의원 동지 여러분,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 여러분, 저를 민주당 대표로 선출한 데 대해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고맙다"고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지지와 성원, 질책과 채찍을 모두 소중히 받아들인다. 오직 정권교체만을 위해 헌신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인다"며 소감을 밝힌 뒤 "이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하나다. 경쟁 후보들 모두 수고했다. 이번에 최고위원에 진입하지 못한 두 분 후보들(문용식, 조정식)에게도 위로와 격려를 보내 달라"고 타 후보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또 "우리 경제는 정말 어렵고 특히 지방경제는 더더욱 어렵다. 이처럼 어려울 때 정치권이 정쟁을 벌이고 매카시즘 논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며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제2기 이명박 정권인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을 막고 민주정권을 만들자"고 정권교체 의지를 드러냈다.

또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라는 3가지 화두를 가지고 대통령 선거에 임하겠다. 이 3가지를 실현해서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역사에 기여하겠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편 친노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 역시 향후 열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상당히 유리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 민주통합당이 창당한 후 4·11총선 때까지 당내 주류 세력은 친노 중에서도 친노 주류인 이해찬과 문재인이었다"며 "선거 이후 무너졌지만 친노 주류는 선거 패배만으로 무너질 사람들이 아니다. 이 대표가 당권을 쥠으로써 친노 대권 주자인 문재인 고문이 아무래도 대권레이스에서 유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역시 "그동안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던 문재인 고문이 이해찬 후보의 당선으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며 "문재인 고문이 탄력을 받아서 문 고문 중심의 당내 구도가 조기에 정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해찬 대표 체제가 들어선다고 해도 반드시 문재인 고문에게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지역순회 대의원 투표 과정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꺾였다. 이제 문재인 고문이 대선 레이스에서 탄력을 받기는 힘들어졌다"며 지역순회 대의원 투표 당시 김두관·손학규 등 타 대선주자들의 영향력이 더 컸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고문은 4·11총선에서 한번 기회를 못 살렸고 이 때문에 지지자들이 자꾸만 움직이는 것"이라며 "특히 호남지역 투표에서 이해찬 대표가 3등을 한 것은 호남에서는 문재인 고문을 대선 후보로 보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나아가 이해찬 당대표 체제가 문재인 고문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불길한 전망까지 나왔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본인에게 우호적인 지도부가 형성됨으로써 문재인 고문이 당내 대세론을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전대 과정에서 일반 대중이 이해찬 신임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담합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번 경선의 결과를 놓고 민주당 내에서 전대의 효과보다 결과에 대한 비판과 부정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거기에 이해찬·박지원 담합에 동조한 것으로 보이는 문재인 고문이 비판에 연루되면 대선 주자로서 본인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문 고문으로선 이박 담합 논란을 접고 대선 행보를 해야 하는데 경선레이스 내내 다른 대선 주자들로부터 이 문제로 견제를 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