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우드 이남희 대표
이남희 대표
그 사람, 참 소박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넉넉하게 만드는 미소를 가졌다. 만면에 가득한 그 사람 좋은 미소는 10여 년 넘게 한 목재 업체를 흔들림 없이 이끌어 온 CEO의 우직함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대변하고, 구리빛으로 그을린 피부는 투박해 보이지만 건강한 열정을 상징한다. 시간이 더할수록 더 단단해지는, 그 한결같은 모습이 목재와 닮은 그는, 인터우드의 이남희 대표. 이것저것 화려하게 구색을 갖춘 ‘백화점’이 아니라, 신뢰와 믿음으로 고집스럽게 한 가지 제품만 고수하는 ‘전문점’의 인심 좋은 주인아저씨를 꿈꾸는 이남희 대표가 소탈하게, 하지만 원대한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구일신 일일신 우일신)
인터우드에는 자체 개발한 화려한 기술(?)이나 탄성을 자아낼만한 자체 설계 기계 등을 구경하는 즐거움은 없다. 팜플렛을 펴놓고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들여다 볼 여러 가지 제품군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인터우드는 간결하고 깔끔하게 설명이 가능하기에 오히려 깊게 들여다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플로링과 천연 데크를 전문으로 수입 유통하는 인터우드는 지난 2000년 창립된 이래, 매출 곡선이 그 흔한 롤러코스터 한 번 그린 적 없다. 이는 어쩌면 전문적으로 몇 가지 제품군만취급하는 그 간결함과 깔끔함에서 기인할지도 모른다. 꾸준히 조금씩, 지금도 여전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곳에서 진실로 하루가 새로워지려면,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는 의미의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구일신 일일신 우일신)’을 배운다.
인터우드, 어떤 곳인가.
지난 2000년 11월20일 개인 업체로 작게 출발했다. 처음엔 이것저것 수입업체에서 물건을 구입해 납품하는 형식의 소규모 유통만 했다. 그러다 경쟁력이 떨어져 수입을 시작했고. 2002년 8월1일 법인체로 변경되면서 지금 인터우드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2010년, 2011년엔 드디어 연매출 100억을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한 번쯤 경험하는 그 흔한 위기 한 번 없었다던데.
그렇지 않다. 2008년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인터우드도 환차손에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꾸준한 매출과 금융권 등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고 오히려 수입량을 늘려 2009년에는 매출액이 25%상승되는 결과를 냈다. 전년도 환차로 생긴 손해를 1년 내에 회복하고자 노력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나마 다른 업체에 비해 큰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었던 건, 국내 경기가 좋건 나쁘건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이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덕분에 매출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빠른 시간에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하다.
플로링과 데크 시장에 한 발 늦게 뛰어들긴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플로링 데크 업계에서 랭킹 5위 안에 꼽힐 정도로 컸다. 처음엔 자본이 없어서 수입은 엄두도 못 냈고, 인도네시아산 라왕 문틀재를 떼다 팔았다. 수입을 시작한 건 2년 후부터. 그리고 그로부터 2년이 더 흐른 뒤 플로링과 데크재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알리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했다. 신문광고도 꾸준히 냈고, 샘플 하나에도 정성을 들였다. 무엇보다 서비스를 철저히 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타 업체에 비해 제품을 더 야무지게 포장한다든지, 되도록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혹은 그보다 더 빨리 배송을 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역시 품질 좋은 제품이 주효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때의 노력을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비결이자 우리의 강점이다. 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것에 더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보태는 작업이지. 소비자는 점점 더 영리해지고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 게으름을 피우거나 안주할 여유가 없다.
#無鑒於水 鑒於人(무감어수 참어인)
이남희 대표가 표현하는 인터우드는 소위 ‘전문점’이다. 연 매출 100억원의 규모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화려하고 세련되며 고급스러운 백화점이길 과감히 거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양한 제품들을 가지 껏 구비하고 있지 않을 뿐더러, 어떤 가공이나 제재 없이 오로지 수입하고 판매만 하고 있기 때문. 고가의 제품은 주로 남미 쪽에서, 일반적인 제품들은 동남아, 라오스, 일부는 유럽에서 수입하고 있다.
차별화 된 점이 있다면 학교 상업공간 전문 플로링과 야외용 조경용, 데크제 전문이라는 것. 방무목이나 플라스틱 데크제는 일체 취급하지 않고, 천연 데크제만 다룬다는 것이다. 천연 데크제는 고가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수명이 길어 길게는 100년까지 간다. 이는 방무목이나 플라스틱 데크제와 가장 크게 비교되는 부분. 이남희 대표는 몇 년 후 교체할 일은 생각 않고, 저렴한 가격 때문에 덜컥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백화점’보다 ‘전문점’을 택한 건 전략인가.
품목을 늘리면 경쟁만 생기고 전문성이 줄어드는 점에 주목했다. 전문화, 특화시키면 그만큼 전문성이 커져 멀리 내다보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대신 수종과 규격을 더 늘려 선택의 폭을 넓혔다. 기타품목으로는 사이딩, 루바, 집성재 등을 취급한다.
잠시 주춤하더니 요즘 목재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것 같다.
몇 년 전만 해도 데크제는 우리나라에서 시공할 일이 거의 없었다. 주로 시멘트나 돌, 보도블럭 등을 깔았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최근 제주 올레길이 기폭제가 되어 도심과 가까운 산에 둘레길이 대거 조성되면서 데크 시공을 많이 하고 있다. 바닥 뿐 아니라 벽체에도 시공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그도 그럴 것이 돌이나 시멘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기능이 뛰어나다. 돌이나 시멘트는 한 여름에 몇 시간씩 태양열을 받으면 뜨껍게 달궈져서 자칫 맨발이나 손을 댔다가는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반대로 겨울엔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나무는 너무 뜨거워지지도 너무 차가워지지도 않는다. 스스로 온도 조절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나무로 벽체나 바닥을 시공하면 열대야도 방지되고 건물 자체적으로 온도 조절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목재의 장점을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했는지, 그 수요가 점점 늘고 있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인터우드의 비전은 무엇인가. 그리고 CEO로서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기업, 고객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기업, 고객과 함께 동반 성장하는 기업,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기업, 항상 최선을 다 하는 기업이 인터우드가 지향하는 모습이다.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타 업체보다 늘 먼저 한 발 앞서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뭐든 말만 앞서지 않는, 실천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아울러 늘 귀를 열어두는 CEO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나님이 인간의 귀는 두 개, 입은 한 개를 만드신 이유가 ‘말하기’보다 ‘듣기’를 더 많이 하라는 의미라고 들었다. 아집은 버리고 직원의 소리, 고객의 소리를 더 많이 듣고 계속 개선해 갈 생각이다. 무감어수(無鑒於水) 감어인(鑒於人)이란 경구가 있다. 옛 사람들은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아라 하는 무감어수(無鑒於水)는 물을 거울로 삼던 시절, 보이는 것에 천착하지 말라는 경계의 의미다. 대신 감어인(鑒於人),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추어 보라고 했다. 신영복 선생의 <나무야 나무야>에 나온 구절로, 세상의 모든 이치는 ‘사람’에게 있으며, 문제의 발단이든 해결이든 ‘사람’에게서 찾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CEO는 그런 자리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성찰해야 하는 자리, 그런 긴장감은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한다.
이윤원 객원기자 imwood@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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