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법리적으로 오해 풀어야할 사항들 있다"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재판부의 1심 판결의 내용을 존중한다. 나름대로 재판부가 심사숙고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법리적으로 쟁점들이 좀 남아있다. 법리적으로 오해를 풀어야 할 사항들이 있기 때문에, 항소심을 통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겠다. 이미 항소장을 제출했다"

장일형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홍보팀장(사장)은 20일 서울 장교동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법리적 쟁점에 대해 "(김승연 회장이) 1조5000억원 상당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됐지만 2800억원에 대한 배임만 인정됐다"며 "외환위기 당시 협력회사, 말단 계열사들이 채무가 누적되면서 기존 채무보증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지 않을 경우 당장 은행권에서 문제가 생기고 그룹 계열사로 연쇄 부도로 이어질 상황이었다. 그래서 자산 처분 등을 통해서 해결했다. 당시 이를 통해 주주도 살고, 기업도 살고, 채권단도 살 수 있는 경영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법부는 이것이 배임이고 김승연 회장이 공동정범이라고 간주했지만 몇가지 문제가 있다"며 "첫째, 경영판단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둘째, 이런 내용은 경영 프로세스상 실무선들이 알아서 하는 기술적인 사안들이다. 김승연 회장이 했을 것이라는 유추 해석을 통해 김승연 회장을 공동정범으로 취급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검찰은 이 회사들이 김승연 회장의 개인 회사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는데, 이러한 증거는 없고 당시 회사들은 한화유통이 출자한 회사였다"며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항소심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승연 회장의 차명회사라는 어떤 근거도 없고, 판결문에서도 그런 근거가 나와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룹 측은 지난 17일 항소장을 제출했으며 이르면 내달말부터 항소심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