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근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수억원의 차액을 남긴 것으로 5일 드러났다.
포스코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2012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안 원장은 2005년 2월 포스코 사외이사로 선임된 뒤 같은 해 4월 28일 이사회 의결로 다른 임원 11명과 함께 주식 2000주를 스톡옵션으로 받았고, 지난 4월 28일 행사 기간이 만료돼 권리를 행사했다.
스톡옵션을 받을 당시 주당 행사 가격은 19만4900원으로, 행사 시점 전후의 포스코 주가가 30만원대 후반 사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안 원장은 3∼4억원 정도의 차액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안 원장은 2005년부터 6년간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냈고 2010년에는 포스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기도 했으며, 3억8000만원(연평균 7000만원 정도)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차익을 더하면 약 7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에 대해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다른 이사들과 동등하게 대우를 받아 정상적으로 행사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비슷한 시기에 포스코 사외이사였으나 시민사회 인사가 대기업의 스톡옵션을 받는다는 사회적 비판여론이 일자 스톡옵션을 거절한 바 있다.
또 안 원장이 사외이사로 활동하던 6년간 포스코가 자회사를 늘리는 와중에 사측 의견에 대부분 동조 의견을 내는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포스코는 2007∼2011년 계열사를 23곳에서 61곳으로 늘렸는데, 포스코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안 원장은 2005년 2월~2011년 2월에 개최된 이사회 의결안 총 234건에 대해 모두 다수 의견에 동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중심에 안 원장이 서 있었던 셈이어서 재벌 개혁을 외치고 있는 안 원장의 발언과 상충되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유 대변인은 "안 원장은 사외이사 시절 반대, 절충 의견을 8∼9차례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포스코는 이사회 안건 상정 전 사전 조율 작업을 거쳐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안건은 상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도 "안 원장의 스톡옵션 부여 및 행사는 다른 사외이사들과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사외이사 시절 소신있게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안 원장이 포스코 사외이사 도중 3년간 유학길에 올라 사외이사로서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 "미국 유학시절에도 이사회에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안 원장은 1996년 동작구 사당동 아파트의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를 미납해 아파트가 압류됐다고 일부 언론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유 대변인은 "당시 미국 유학기간으로 세금을 내지 못한 것으로, 돌아온 뒤 납부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