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에 대한 2차 매각 입찰이 이르면 내주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금융공사는 13일 KAI 매각에 대해 주주들과 협의해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추석 연휴 이전에 재매각을 공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인수의향서 접수 기간을 별도로 두지 않고 공고 직후 2~3주 내 의향서 접수와 예비입찰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주주들은 가급적 이른 시기에 매각하자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주주협의회를 열어 KAI 재매각을 공고하기로 했다"며 "절차를 단축시키기 위해 의향서 접수 기간을 따로 두지 않고 바로 예비입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재입찰 공고를 보고 입찰 참여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인수에 다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KAI에 대한 2차 매각 입찰의 성공 여부는 늦어도 10월 중순께 결론이 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재입찰이 개시되더라도 재계 안팎에서 현재 KAI 인수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한진그룹 외에는 아직 없어 이번 예비입찰 역시 한진그룹 단독 참여로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
국가계약법상 국유재산 등을 매각할 때는 두 곳 이상이 참여해 유효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두 차례의 공개입찰이 모두 무산되면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이 추진되기 때문에 2차 매각 입찰도 한진그룹만 참여해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맺고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은 현재 KAI 가격이 너무 높다며 적정 가격이 아니면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인수하면 업종이 같아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나 적정 가격 이상으로 인수할 의향은 없다"고 말했다.
총 인수자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40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으나 한진그룹은 1조원에 가까운 가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책금융공사는 헐값 매각을 했다가는 두고두고 질책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가계약법에 따라 본입찰 마지막 단계에서 매각예정가격을 산정해 입찰자가 그 이하로 인수 가격을 제안하면 부적격 처리로 매각이 불발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협의회의 목적은 제값을 받고 파는 것"이라며 "KAI는 차세대 동력사업으로 좋은 회사인 만큼 자본력이 충실한 곳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