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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3.0%로 하향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0%, 3.9%로 각각 낮췄다.

하향조정이기는 하지만 2%대가 아닌 3%대로 전망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 상황이 악화일로여서 10월9일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내놓을 때 전망을 더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20일 기획재정부와 IMF에 따르면, IMF는 이날 한국에 대한 연례협의 최종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올해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 3.5%에서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또 앞서 IMF가 지난 6월 연례협의를 마친 직후 올해 성장률이 3.25%로 0.2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어, 연례협의 직후보다 더 하향조정된 것이다.

내년 성장률도 지난 4월 전망치(4.0%)보다 0.1%포인트 내린 3.9%로 전망했다. 소폭 조정했지만 4%대에서 3%대로 떨어지게 됐다.

이 같은 하향조정은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세에 따른 것으로, IMF는 한국 경제의 잠재적인 단기 위험요인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고조를 꼽았다.

물가상승률은 하반기에 다소 상승해 올해 2.8%, 내년 3.2%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올해 우리나라의 관리대상수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0.9%로 줄어들고 내년에는 0.0%가 되면서 균형재정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올해에 각각 5.6%, 4.0%, 내년에 10.0%, 10.9%가 되고, 경상수지는 올해 225억달러, 내년 210억 달러로 전망됐다.

IMF는 한국 정부의 거시 건전성 조치 등에 따라 ▲단기 외채 대비 외화보유액 증가 ▲은행의 차입 의존도 완화 ▲은행의 외화 유동성 확충 등이 이뤄지면서 대외부문 변동성이 과거보다 줄었다고 분석했다.

통화정책은 확정적 기조이지만 재정정책은 중립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당장 금리 정책을 바꿔야 할 압력은 없지만, 내년 상반기 정책 금리를 올리는 것이 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인 3.0%로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한편, 코 호이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을 방문한 시점의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어서 그 이후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10월9일 WEO 보고서와 함께 각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내놓을 때 한국의 수치를 더 내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평균 성장률을 소수점 몇 자리 더 내릴 공산이 큰 데, 수출 수요 둔화가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코 국장은 한국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련해 "자산 거품(버블)은 없다고 보며 다른 나라처럼 가파르게 떨어질 위험은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의 동시다발적인 유동성 확대 정책이 한국으로의 투기 자본 유입을 통해 위험성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성장이 이뤄진다면 한국의 수출 수요가 늘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금융 시스템은 외부의 강한 자본 유입을 견딜 수 있을 만큼 탄력적이고 견고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코 국장은 세계 경제는 내년 이후 점차 회복되고 한국 경제도 이에 맞춰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