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의 지주회사 웅진홀딩스의 금융권 여신이 55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금융권이 웅진홀딩스에 대해 보유한 채권과 대출 현황을 연합회 공동전산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달 20일 현재 총 554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전체 여신 중에서 은행권이 40.2%에 해당하는 222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1281억원), 한국증권금융(1189억원), 여신전문금융(612억원), 보험(119억원), 단위농협(101억원), 저축은행(1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웅진홀딩스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가장 높은 은행권에서는 웅진홀딩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1256억원으로 여신 규모가 가장 큰 가운데 하나은행(699억원)과 신한은행(149억원)의 여신이 많았다.
증권업계 중에서는 우리투자증권(465억원)과 하나대투증권(358억원), 한국투자증권(240억원)의 여신 규모가 컸다.
증권 예탁금 보관·관리 및 대출 등의 금융을 하는 `증권사들의 은행'인 한국증권금융도 유가증권 담보대출로 1189억원을 대출해줬다.
총 612억원의 여신이 있는 캐피탈 회사 중에서는 IBK캐피탈이 200억원으로 가장 액수가 많았고, 산은캐피탈, 외환캐피탈, 우리파이낸셜, 신한캐피탈도 각각 100억원씩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
웅진홀딩스와 계열사 극동건설이 전날 경영정상화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금융권에 심각한 피해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관련 대출이 부실채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융사들은 두 회사와 관련된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따라서 금융권의 수익 악화는 불가피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정관리시 담보를 잡은 대출의 경우는 자산매각 등의 방법을 통해 일부는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담보나 보증이 없는 유가증권은 회생계획안이 확정되고 난 뒤 논의될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극동건설 인수 이후 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웅진그룹이 26일 그룹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동반 법정관리 신청으로 그룹 전체가 와해될 수도 있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